'부상 털고 온' 손흥민,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존재감

손흥민. /사진=뉴스1

왼발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 차출과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손흥민(23, 토트넘)은 역시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발휘한 그는 답답했던 대표팀 공격의 맥을 정확히 짚고, 막혔던 혈까지 직접 뚫었다.


손흥민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5차전 경기에 2-0으로 앞선 후반 18분 황의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장에 운집한 관중들은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열띤 함성을 보냈다.

손흥민이 투입되기 전까지 한국은 2점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미얀마의 밀집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간간히 미얀마의 역습에 여러 차례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보다 확실히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서라면, 손흥민의 활약이 중요했다.

손흥민은 관중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족저근막염 부상 우려는 완벽하게 털어낸 듯 했다. 투입과 동시에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빈 손흥민은 미얀마의 수비진을 헤집고 동료들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까지 때려 미얀마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후반 37분. 손흥민의 발끝으로부터 한국의 세 번째 골이 나왔다. 세 번째 골의 주인공은 장현수였다. 장현수는 미얀마의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손흥민의 프리킥을 문전에서 헤딩슛으로 연결시켜 한국에게 세 번째 골을 안겨줬다.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장현수의 골을 어시스트한 손흥민은 4분 뒤 미얀마의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남태희와 기가 막힌 패스 플레이를 펼치며 미얀마의 수비진을 찢어놓았고, 깔끔한 어시스트를 통해 남태희의 득점에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한국은 2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도움 2개를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 속에 경기를 4-0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비록 두 수 정도 아래로 평가 받은 미얀마와의 경기였지만, 한국은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어내는데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해답은 손흥민이었다. 지동원, 이재성 등도 각각 1도움과 1골을 기록하면서 경쟁력을 발휘했지만, 교체로 나와 재기 넘치는 활약을 선보인 손흥민의 움직임이 훨씬 더 돋보였다.

상대에 관계없이 한국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더욱 더 커져가고 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손흥민이 오는 17일 있을 라오스와의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를 비롯해 향후 A매치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