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ERA 0.87' 한국 불펜.. 철벽 그 이상이었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1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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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환호하는 이현승과 강민호. /사진=뉴스1







'철벽'이라는 말도 부족해 보인다. 그 이상이다. 한국 불펜진 이야기다. 또 한 번 호투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이하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지난 개막전에서 당한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한 셈이다.

어려운 경기였다. 상대 선발 오타니 쇼헤이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면서 8회까지 0-3으로 끌려갔다. 이날 오타니는 7이닝 1피안타 1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어 올라온 노리모토 다카히로도 8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그래도 마지막에 웃은 것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9회초 노리모토에 이어 마쓰이 유키-마스이 히로토시를 상대로 4점을 뽑아내며 4-3의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한국은 9회초 정근우의 적시 2루타,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 이대호의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며 승리를 가져왔다.


이처럼 한국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불펜의 활약이 있었다. 선발 이대은이 4회를 채우지 못하고 3⅓이닝 3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내려왔다. 3회까지는 그래도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4회가 아쉬웠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번 대회에서 철벽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불펜이 있었다. 이날 한국은 차우찬-심창민-정우람-임창민-정대현-이현승이 이어 던지며 5⅔이닝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합작해냈다.

교체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 올라오는 투수마다 위기를 잘 헤쳐 나갔다. 이대은이 4회 흔들리자 올라온 차우찬이 6회까지 호투했다. 7회에는 심창민이 볼넷 2개로 부진하자 정우람이 등판해 위기를 잡아냈다. 정우람이 8회에 주자를 내보내자 임창민이 위기를 막아냈다. 9회에는 정대현에 이어 이현승이 차례로 올라와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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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에서 롱릴리프로 뛰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차우찬. /사진=뉴스1







차우찬은 멕시코-쿠바전에 이어 이날도 호투하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고, 정우람 역시 위기에서 올라와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정대현도 쿠바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호투를 기록했고, 이현승은 이번 대회 다섯 번 모두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경기를 끝내는 강심장을 선보였다.

결국 이렇게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버텨내는 사이 타선이 9회초 역전에 성공하며 한국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이대호지만, 숨은 주인공은 불펜진인 셈이다.

한국 불펜의 호투는 이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날 전까지 한국 불펜진은 6경기에서 25⅓이닝을 던져 4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07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일본전을 더하면 평균자책점이 0.87까지 떨어진다.

선수별로 보면 정대현-임창민-이현승-심창민-우규민-조상우까지 평균자책점이 0이며, 차우찬과 정우람이 각각 1.00과 1.93을 기록중이다. 이태양 역시 불펜으로 나와서는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조무근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타선은 다소간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투수진이 버텨주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특히 불펜이 있어서 가능했다. 도미니카-베네수엘라-멕시코-미국-쿠바를 상대로 차례로 호투했던 한국 불펜진이 마침내 일본까지 집어삼켰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결승까지 올라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불펜은 '철벽'을 넘어 그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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