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잭슨의 변화는 재스퍼 존슨의 '유산'이었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12.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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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 조 잭슨. /사진=KBL 제공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서울 SK 나이츠와의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아쉽기 패했다. 끝까지 팽팽한 경기를 펼쳤지만, 마지막에 무너지고 말았다. 조 잭슨(23, 180cm)이 잘 하다 막판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이 컸다. 하지만 조 잭슨은 이날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이제는 팀을 떠난 재스퍼 존슨(32, 198cm)이 있었다.


오리온은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SK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80-89로 패했다. 이날 승리했다면, 1위 울산 모비스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줄일 수 있었지만, 패하면서 그대로 간격이 유지됐다.

사실 이날 오리온은 기대감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바로 애런 헤인즈(34, 199cm)의 복귀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헤인즈는 1쿼터 후반 득점 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이날 헤인즈는 7분 48초를 뛰는데 그쳤다. 그토록 기다렸던 헤인즈가 40일 만에 복귀했지만, 아쉬움만 남긴 채 빠진 것이다.

하지만 오리온은 흔들리지 않았고, 헤인즈 없이도 끝까지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그 중심에 조 잭슨이 있었다. 이날 조 잭슨은 16점 6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올리며 더블-더블을 만들어냈다. 조 잭슨은 헤인즈가 부상으로 빠진 후 17.0점 4.9어시스트에 야투 성공률 52.7%를 기록하며 모두 팀 내 1위에 올랐다. 이날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 셈이다.


특히 11어시스트는 기존 10개를 넘어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신기록이다. 현란한 테크닉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이승현(23, 197cm), 장재석(24, 203cm) 등 빅맨진에 찔러주는 날카로운 어시스트도 일품이었다. 여기에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끊임없는 돌파로 파울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4쿼터 3분을 남기고 76-76 상황에서 속공 덩크를 시도하다 실패한 부분이 컸다. 추일승 감독이 곧바로 화를 낼 정도였다. 경기 막판 김민수와 충돌하며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김민수가 먼저 팔꿈치를 쓴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못했던 셈이다. 그래도 이날 조 잭슨이 보여준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경기 전 추일승 감독은 "조 잭슨의 경기 운영이 부드러워졌다. 경기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안심이 된다"라고 말했다. 개인 위주의 플레이에서 팀을 살리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조 잭슨이 좋아진 배경도 설명했다. 재스퍼 존슨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재스퍼 존슨의 유산이다. 같은 동네 출신이라 그런지 조 잭슨이 잘 따르더라. 존슨이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하며, 홀로 잘 한다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해줬다. 국내 선수를 살리는 것도 강조했다. 자신의 경험을 여러모로 많이 알려주고 갔다"라고 덧붙였다.

조 잭슨은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몇 안 되는 '테크니션' 외국인 선수다. 시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KBL 경력자' 존슨이 잭슨의 변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팀을 떠났지만, 좋은 선물을 남기고 간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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