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시대' 삼성, 성적-효율 '두 마리 토끼' 잡을까?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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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떠나 NC에 둥지를 튼 박석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 '격변'을 맞이한다. 1월 1일부로 삼성그룹 산하 별도 법인에서, 제일기획 산하로 소속이 바뀐다. 이미 오프시즌부터 변화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가장 큰 테마는 '효율'이라 할 수 있다. 관건은 '성적'까지 잡을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바뀌는 삼성의 '효율' 중시는 이번 오프시즌 두드러졌다.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는 기조는 예전부터 유지됐던 것이기 때문에 차치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 자원이라 할 수 있는 박석민(31, NC)을 잃었다.

삼성은 박석민과 우선협상기간 동안 4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금액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1월 28일 자정이 우선협상기간 마감시한이었지만, 5시간 가까이 남은 오후 7시경 삼성은 박석민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리고 박석민은 이틀 뒤인 11월 30일 NC와 4년 96억원(86억원 보장+옵션 10억원)의 역대 최고액에 계약을 맺었다.

최초로 삼성의 변화 징후가 포착된 시기라 할 수 있다. 삼성은 지금까지 내부 FA는 거의 놓친 적이 없었다.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거액을 써서라도 잡았다. 불과 1년 전 윤성환(35)과 안지만(33)에게 80억원과 65억원의 거액을 안겼던 삼성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이승엽(40)에게 2년 36억원의 계약을 안긴 것이 전부다. 1년 만에 100억원 이상 줄어든 투자액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안에서 돈을 쓰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오버페이'를 경계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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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된 야마이코 나바로.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외국인 선수 영입도 마찬가지였다. 이른바 '빅 네임'급 선수보다는 상대적인 '저비용 고효율'을 노렸다. 앨런 웹스터(26)를 85만 달러에, 콜린 벨레스터(30)를 50만 달러에 데려왔다. 외국인 타자는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아롬 발디리스(33)를 95만 달러에 잡았다. 총액 230만 달러다.

쓴 돈 자체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삼성은 알프레도 피가로(70만 달러)-타일러 클로이드(65만 달러)-야마이코 나바로(85만 달러, 재계약)와 계약하며 220만 달러를 썼다. 2016년이 10만 달러 더 많다.

하지만 나바로와 재계약했을 때 발생하는 연봉 인상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더 적은 돈을 썼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리그 전체적으로 100만 달러 이상의 외국인 선수가 확연히 늘어난 상황임을 감안하면, 삼성이 거액을 썼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이처럼 전체적인 틀에서 봤을 때, 삼성은 '효율'에 비중을 둔 구단 운영에 들어간 모양새다. 여기에 마케팅 강화를 통해 '수익' 창출을 노리고 있다. 모기업의 지원 없이 구단을 운영하겠다는 장기적인 플랜의 첫 발을 뗀 것이다.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이다. 전력 손실이 크다. '정규리그 5연패'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전력 보강보다는 유출이 더 많았던 삼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커다란 퍼즐이 추가로 또 빠졌다.

당장 박석민과 나바로가 빠지면서 이들이 2015년 합작했던 74홈런과 253타점이 빠졌다. 3번 타자와 5번 타자를 한꺼번에 잃었고, 동시에 3루수와 2루수 자리의 공백도 생겼다. 뼈아픈 부분이다. 삼성 스스로 어느 정도 감수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제 이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3명은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들이 얼마나 잘해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현재로서는 삼성의 2016년 전력 구성에 물음표가 많이 붙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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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새로이 영입한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어쨌든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냉정히 말해 삼성의 전력 누수는 박석민-나바로뿐 만이 아니다. 임창용이 방출됐고, 윤성환-안지만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일단 팬들은 연이은 전력 공백에 썩 좋은 시선을 보내지는 않고 있다. '효율' 찾다가 '성적'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마케팅을 통한 수익 강화의 출발점은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성적이 나와야 많은 관중이 찾고, 이로 인한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 삼성은 2016년 새구장으로 이사한다. 제일기획은 마케팅 관련해 노하우를 축적한 기업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구장에서, 구단이 아무리 좋은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도, 이를 소비해줄 관중이 없다면 별무소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모든 것은 2016년 삼성의 성적에 달렸다. 지출을 줄이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추가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다. 과연 삼성이 성적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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