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韓R&B '23년 원조보컬'은 건재했고 SM '듣는음악'도 살렸다

[길혜성의 뮤직 유니버스]30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6.02.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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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진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서 유영진이 가수로 나왔다. 의외다. 2001년 솔로 3집 이후 '...之愛'(지애) 이후 사실상 자신의 보컬을 공식적, 또 적극적으로 들려준 것은 15년 만이어서다. 물론 이 사이 유영진은 SM의 거의 모든 아이돌 가수(팀)들의 곡 작업에 참여하며 작곡가 작사가 프로듀서로 활발히 활동했다. 그 간에도 음악에 푹 빠져 있었지만, 너무도 오랜만에 가수로 나왔기에 결과물이 궁금했다.

유영진은 19일 0시 여러 음악 사이트를 통해 신곡 '텔 미(Tell Me)'(What Is Love, 이하 '텔 미')를 선보였다. 대세 아이돌그룹 엑소의 디오와 콜라보레이션, 즉 듀엣 보컬로 '텔 미'를 완성했다 .


유영진과 디오가 함께 한 '텔 미'는 공개 직후부터 국내 다수의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엑소 디오가 함께 해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베일을 벗을 곡을 들어보면 노래 자체 때문이란 의견이 더 많다. 유영진이 더욱 완숙해진 보컬로, 대중성까지 살린 R&B곡을 내놨기 때문이다.

유영진이 누구인지 한 번 보자. 그는 빠른 1970년생이기에 사실상은 1969년생들과 친구다. 유명 연기자 유준상과는 이른바 '절친'이다.

음악적으로 유영진은 한국 R&B계의 원조 가수다. 1993년 지금의 SM 수장 이수만 회장과 계약, 23년째 함께 하고 있다. MBC무용단 출신이기도 한 유영진은 어려서부터 흑인 음악의 한 장르인 R&B에 푹 빠져 있었고, 그 가능성을 알아본 이수만 회장을 통해 1993년 솔로 정규 1집 '블루스 인 리듬'(Blues In Rhythm)을 발매했다. 이 앨범 2번 트랙 '그대의 향기'를 이수만 회장이 직접 작사할 정도로 기대는 컸다. 하지만 1집은 당시에는 메가 히트는 하지 못했다. 아직 국내에 R&B 장르가 낯설 때여서다. 그러나 평단의 평가는 좋았다.


유영진은 이후 1995년 정규 2집 '블루 리듬'(Blue Rhythm)과 정규 3집 2001년 '...지애'을 출시했다. 베이스는 역시 R&B였다. 이 앨범들도 대중적 히트는 하지 못했지만 한국 R&B계를 질적으로 올려놓았다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유영진은 1996년 SM이 H.O.T를 선보이며 아이돌 전문 회사로 거듭날 때부터는 가수보다는 작곡가 작사가 프로듀서의 길을 걷는다.

H.O.T의 '전사의 후예'부터 보아의 데뷔곡 '아이디; 피스 비', 동방신기의 '라이징 선',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 샤이니의 '아.미.고', f(x)의 '누 예삐오', 엑소의 '마마', 레드벨벳의 '행복'도 유영진이 작사 작곡한 노래들이다. SM을 이수만 회장이 앞에서 이끌었다면, 유영진은 뒤에서 곡 작업을 통해 받쳐줬다 할 만하다.

작곡가 작사가 프로듀서로 빼어난 능력을 보이며 SM 아이돌들을 국내를 넘어 한류 스타로 만든 유영진이기에 최근까지만 해도 가수보다는 창작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유영진의 초기 팬들을 여전히 그를 개성 넘치는 R&B 보컬리스트로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보컬을 직접 들을 기회는 그리 흔치 않았다.

이 와중에 유영진은 마침내 엑소의 디오와 함께 부른 '텔 미'를 선보였다. 유영진이 정말 오랜만에 가수로 나선 '텔 미'는 세련됐으면서도 대중성까지 살린 곡이다. 유영진의 때론 감성 넘치는, 때론 파워풀한 보컬이 돋보인다. 그가 여전히 R&B 가수로서 경쟁력, 아니 왜 한국 R&B계의 원조인지는 잘 알게 하는 목소리와 가창력, 감성이다. 물론 유영진은 엑소의 디오 역시 미성과 완벽 호흡을 이끌어 내며 '텔 미'의 작품성을 더욱 높였다.

유영진의 '텔 미'가 특히 반가운 것은 23년 가수인 그가 본업일 수도 있는 보컬리스트로 돌아와 건재함을 과시해서다. SM 후배 가수들은 물론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R&B 가수들에도 좋은 자극이 될 만하다.

여기에 유영진은, 역시 작사 작곡 편곡까지 맡은 '텔 미'를 통해 SM이 2016년 매주 한 곡의 신곡을 공개하는 '스테이션' 프로젝트가 첫 곡인 태연의 '레인'에 이어 듣는 음악으로 이뤄질 것을 재차 확인시켰다. 퍼포먼스를 강조했던 SM이 듣는 음악에도 이제 많은 신경을 쏟고 있음을 SM 최고 선배 유영진이 재입증한 셈이다.

유영진이 직접 보컬리스트로 나선 '텔 미'가 또 한 번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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