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압승' 5회에 터져버린 싱거운 빅매치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5.0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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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5회초에 끝났다. 잠실 더비, 서울 라이벌전, 어린이날 시리즈 등등 두 팀의 매치업을 표현하는 수식어가 무색했다. 두산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두산은 4일 잠실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서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17-1로 크게 이겼다. 김재환은 6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 4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유희관은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신고했다. 평일임에도 2만 3112명이 찾아 잠실구장을 꽉 채웠으나 1루측 LG 관중들은 6회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제구력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투수들의 맞대결이었다. 두산은 유희관, LG는 우규민을 내세웠기에 명품 투수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1회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1회초 1사 후 정수빈이 좌익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1사 2루서 민병헌이 좌익수 앞에 안타를 쳤다. 정수빈이 홈에서 아웃 돼 흐름이 끊겼지만 오재일이 해결사로 나섰다. 2사 1루서 우중간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려 홈 횡사의 찝찝함을 씻었다.


2회초 3안타로 1점을 달아나 3-0으로 앞서가던 두산은 5회초, 타자일순하며 대거 8점을 뽑아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한 번 터진 타선은 식을 줄 모르게 타오르면서 LG 마운드를 융단폭격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박건우가 투수 강습 내야안타로 빅이닝의 서막을 열었다. 정수빈이 우전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앞서 타점을 도둑맞은 민병헌이 좌중간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며 LG 선발 우규민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LG는 무사 2루 오재일 타석에 진해수를 구원 투입했으나 두산의 방망이는 이제 예열을 마쳤을 뿐이었다. 오재일이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난 뒤 오재원이 기습번트 안타로 LG 내야를 흔들었다. 1사 1, 3루서 김재호가 다시 좌중간 싹쓸이 2루타를 쳐 두산은 7-0으로 성큼 도망갔다. 김재호의 안타로 두산은 시즌 첫 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달성했다(리그 8호).

계속된 1사 2루에서 김재환이 다시 좌익수 앞에 적시타를 쳤다. 최재훈이 볼넷을 고른 뒤 1사 1, 2루서 박건우가 대승을 자축하는 3점포를 터뜨렸다. 우규민이 내려갈 때만 하더라도 5-0이었던 경기는 순식간에 11-0으로 벌어졌고 LG는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무자비한 두산 타선은 6회초에도 타자일순하면서 5점을 추가, 1루 측 홈 관중들을 대거 집으로 보냈다. 김재환이 14-1로 달아나는 3점 홈런을 때린 뒤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의 안타에 LG 포수 최경철의 실책까지 엮어 2점을 더 냈다. 2사 2루서 박건우가 좌전안타로 허경민을 불러들이면서 두산은 선발 전원 득점까지 기록했다(시즌 2호).

선발 전원 안타에 선발 전원 득점까지 동시에 기록한 건 시즌 1호이자 KBO 통산 66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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