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3D효과 '정글북', 韓에선 2D 천국인 까닭은?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6.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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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이후 최고의 3D영화라는 평을 받았던 '정글북'을 한국에선 좀처럼 3D로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개봉한 '정글북'은 13일까지 91만 2399명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평일에는 '아가씨' '워크래프트' 등에 밀렸지만 주말에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관객들이 대거 찾고 있다.


'정글북'은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영화로 만드는 디즈니 프로젝트의 일환. 주인공 모글리를 제외한 모든 게 CG로 구현됐다. 특히 3D 효과는 '아바타' 이후 최고라는 평을 들을 만큼 놀랍다.

이런 평에 힘입어 '정글북'은 전 세계에서 9억 달러 수입을 올렸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주토피아'에 이은 올 개봉작 중 세 번째 흥행 기록이다.

하지만 '정글북'은 놀라운 3D 효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3D 상영관에서 거의 상영되지 않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정글북' 전체 관객 중 3D관객수는 0.9%에 못 미친다.


한국 최대 멀티플렉스 CGV에서 '정글북'은 2D와 3D 스크린 수가 약 87 대 13이다. 10개 스크린 중 9개에서 2D로 상영되고, 1개 스크린에서 3D로 상영되고 있는 것. CGV에선 전체 스크린의 73%가 3D 상영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정글북'이 대부분 2D에서 상영되고 있다는 건, 그만큼 3D 수요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3D 관람요금이 평균 1만 2000원 가량이기에 3D 수요가 더 많다면, 3D 상영관 수를 늘리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이는 3D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 탓이기도 하다. IMAX 같은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 3D와 4D 같은 특별한 체험용 영화 외에는 3D 영화에 대한 수요가 적다. 비용 대비 3D로 봐야 할 만큼 3D에 대한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 관객들 같은 경우, 3D 안경을 쓰고 2시간 동안 집중하는 걸 못 견뎌 하기도 한다. '정글북'이 3D 효과가 탁월한 데도 어린이 관객을 모으기 위해 2D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CGV 측은 "가족 관객 수요가 많을 것이라 예측해 3D 상영관 보다 2D 상영관을 더 많이 책정했다. 실제 관객 추이도 비슷하게 들고 있다"고 밝혔다.

'아바타' 이후 3D는 한때 영화의 미래로 여겨지기도 했다. 3D 영화 제작붐이 일기도 했으며, 2D로 제작했다가 3D로 전환해 상영 되는 블록버스터들도 많았다. 그렇지만, 어느샌가 붐은 사그라 들고 있다. 한국 만의 일일 수도 있지만 테스트 마켓 성격이 강한 한국이기에, 변화가 감지된다.

2018년 개봉한다는 '아바타2' 이후에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3D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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