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회장 후보도 없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비상 대책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08.1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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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협회시절 2016 정기 대의원 총회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지난 7월21일 정몽규후보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제53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현재 리우올림픽 한국 선수단장으로 국제무대에서 스포츠 외교를 펼치고 있다.

축구 야구 배구 농구, 4대 구기 단체 종목 가운데 축구가 가장 먼저 국민 생활 체육을 포함하는 첫 통합 회장을 선출했다.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8월9일 서병문 후보가 제38대 대한배구협회 회장에 당선돼 배구 단체 통합을 이뤘다.

다음 날인 10일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제33대 회장 선거를 실시했고 방열 회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통합 농구협회의 첫 수장이 됐다.

새 회장들의 임기는 4년이며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 12월까지가 된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은 ‘남녀 농구 모두 이번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는 반드시 남녀 모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런데 야구는 어떤가? 지난 6월 29일 대한야구협회를 역사로 흘려보내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창설을 결정했지만 통합 회장 선거 추진도 못하고 회장 후보조차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비리 의혹과 내부 갈등, 직원들이 협회와 임원들을 고소 고발하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대한야구협회(KBA)는 지난 3월25일 열린 통합 대한체육회 첫 이사회에서 전격적으로 ‘관리 단체’로 지정됐다. 이로써 대한야구협회의 권리와 권한이 모두 정지되고 업무는 대한체육회로 넘어갔다. 2013년 제 21대 대한야구협회장으로 선출된 이병석 회장, 2015년 5월 제22대 회장으로 당선된 박상희 회장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김종업 부회장, 회장 직무 대행 체제로 정상화를 시도했으나 문화체육관광부도 대한체육회도 어렵다고 판단해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대한야구협회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진구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통합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4월 합동으로 대한야구협회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여 비리 관련자들의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현재 고교야구 입시 비리 등의 사건은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지난 6월5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검찰은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연명을 위해 호흡기를 꽂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 운영비가 없어 그 동안 적립해온 기금을 쓰고 있다. 기금이 고갈되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저절로 해산된다. 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와 여자 소프트볼 연맹까지 3개 단체를 통합해 이끌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후보도 없다.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아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가 통합 회장을 겸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모 대기업 부회장이 대한야구협회 회장을 맡아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단체를 살리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여전히 진행 중인 고소 고발 사건이 깨끗하게 정리돼야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후보가 나설 수 있다. 새 회장이 선출돼도 야구 발전을 위해 일을 하지 못하고 고소 고발의 대상이 돼야 하는 현실이 발목을 잡고있는 것이다.

한국야구의 뿌리가 뽑히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 모 야구인이 젊고 뜻있는 기업인을 영입하려 했으나 추천했다가 새 회장 취임 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고소 고발 비리 사건을 파악하게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해 포기하고 말았다.

기존 대한야구협회 전국야구연합회 소프트볼연맹을 총괄하게 되는 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재력도 있어야 한다. 세 단체 통합 협회 운영비로 연간 10억-15억 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큰 돈을 써서 한국야구를 살려야 하는데 여전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고소 고발 비리 사건으로 얼룩져 있다. 대한체육회가 고소 고발에 대한 소송 비용을 지원해 대응하고 있는 상태이다.

오는 9월3일부터 부산 기장에서 주최국 한국을 비롯해 12개국이 참가하는 ‘LG 후원 2016 세계 여자 야구 월드컵’ 대회가 열린다. 대회 개최 구장인 ‘기장-현대차 드림볼 파크’가 준공돼 10일 야구장 4개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없다. 한국야구의 뿌리는 참담하게 꺾여 있고 미래는 더 절망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한국야구위원회, 그리고 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새 회장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

야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서핑·스케이트보드·클라이밍·가라테와 함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서 전승 금메달을 획득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야구가 지금은 회장도 없는 비리 사고 단체가 돼 있다.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도 승부조작으로 큰 상처를 입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지원해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을 해 볼 여력이 없어 보인다. 전국야구연합회와 소프트볼 연맹도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대한야구협회가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지정된 지 5개월이 다되도록 변화가 있다면 60년 된 이름 대한야구협회가 사라지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창설된 것 뿐이다.

이제 한국야구를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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