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20세이브' LG 임정우 "떨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인터뷰]

광주=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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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정우. /사진=LG트윈스 제공





"매번 강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설 수는 없다. 마무리 첫 해인데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 아닌가."


LG 트윈스 임정우가 마무리 보직을 맡은 첫 해에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전문 필승조 경험도 길지 않은데 바로 마무리로 낙점을 받아 연착륙했다. 시즌 초와 6월, 숱한 시련을 겪었지만 결국 이겨냈다. 마음 속으로만 간직했던 목표였던 '20세이브'를 시즌 75%를 소화한 시점에서 달성했다. 부담은 덜고 자신감은 충만하게 남은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마무리 첫 해였던 만큼 굴곡이 심했다. 4월 초에 잠시 헤매다가 5월 11경기서 패배 없이 1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2.03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자리를 잡았나 싶었는데 6월 한 달 동안 5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2.10으로 흔들렸다. 주축 필승 계투진이 부진해 임정우가 동점 상황에 자주 투입됐던 탓이었다. 하지만 7월부터는 16경기서 블론세이브 단 1회에 8세이브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 중이다. 세이브 전체 4위, 세이브 성공률 4위로 수준급 마무리 반열에 올랐다.

-이제는 '마무리투수'가 어떤 자리인지 감이 오는지?


▶무겁기도 한데 우선 책임감이 많이 강해진다. 제일 마지막 이닝을 소화해내고 끝내는 게 내 역할이다. 힘든것 같은데 이제는 적응이 됐다. 20세이브를 이루면서 부담은 확실히 덜었다. 목표를 달성했다고 퍼진다기보다는 이제부터는 즐기려고 한다.

-스프링캠프 때 상상했던 시즌과 실제 결과를 비교해 본다면?

▶솔직히 기대가 컸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다른 사람들 쉬는 시기에 운동을 진짜 열심히 했다. 런닝, 웨이트 등 투구 훈련 외에 부수적인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그렇게 준비를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기대가 됐고 자신도 있었다. 6월에 결과가 나빠서 실망을 많이 했다.

-6월 힘들었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

▶사실 운도 많이 안 따랐다. 팀 자체도 힘든 시기라 어려운 상황에 자주 나가게 됐다. 부담이 컸고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지쳤다. 하루 쉬고 3연투, 2연투 반복된 게 처음이었다. 경험 자체가 없다 보니 힘들었다. 6월이 지나고 나서 회복할 시간을 많이 받았다. 하루 하루 쉬어가면서 회복하다 보니 몸도 좋아지고 컨디션도 좋아지고 공도 다시 좋아진 것 같다.

-세이브도 20개지만 패전도 7개다. 7패에서 얻은 점은?

▶7패는 20세이브를 하는 데까지 나를 받쳐 줄 수 있는 경험, 힘이 됐다. 이겨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갔다. 솔직히 매번 잘 던질 줄 알았다. 이런 저런 경험을 다 해보면서 힘들었다. 좌절했던 적도 있었다. '처음부터 다시 하자'고 마음 먹으면서 좋아졌다. 안 됐던 것만 생각하니까 안 됐다. 전날 못한 건 잊고 그날 경기에만 집중하며 마음을 편하게 가졌다.

-멘탈이 약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매번 강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설 수는 없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뿐이다. 나도 나대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소심해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마무리 첫 해인데 첫 해부터 소심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다는 건 거짓말 아닌가. 솔직한 마음이다. 그렇다고 내가 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벌크업과 150km/h를 상회하는 강속구 욕심은 없나

▶생각은 해봤다. 하지만 이 몸으로도 올 시즌에 152km/h까지 던졌다. '마무리투수'하면 흔히 직구 팍팍 꽂는 이미지다. 하지만 요즘 야구는 다르다. 155km/h를 던져도 치는 게 한국 타자들이다. 나만의 스타일이다. 변화구가 내 무기이기 때문에 변화구로 승부 하는 것이다.

-남은 시즌 각오는?

▶40경기도 남지 않았다. 끝날 때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남은 경기 더욱 열심히 해서 놓치는 경기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 세이브 상황이나 세이브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팀이 이기는 상황을 날려 먹는 걸 최대한 줄이겠다. 그동안 많이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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