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관전평] 곰의 탈을 쓴 여우, 두산 포수 양의지

김경기 객원해설위원 / 입력 : 2016.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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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전 SK 와이번스 2군 감독이 <스타뉴스>를 통해 한국시리즈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전 감독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으로 2003년부터 올해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 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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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보우덴 배터리.






두산 양의지가 이번 한국 시리즈를 통해 본인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양의지는 1, 2차전 니퍼트와 장원준의 힘 있는 공을 최대한 활용했다. 직구 위주로 빠르게 승부했다.

하지만 3차전 선발 보우덴은 변화구 비중을 늘렸다. 1회말 박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나성범에게 던진 초구 직구가 또 높자 변화구 위주로 선회했다. 나성범, 테임즈는 연속 삼진.


주무기인 빠른 공의 제구가 경기 초반 의도치 않게 높게 형성이 되더라도 안 쓸 수는 없다. 다행히 공에 힘은 있어 보였다. 이를 간파한 양의지는 오히려 2회말부터 높은 공을 적절히 활용하며 과감하게 힘으로 맞섰다.

양의지는 4회말 무사 1, 2루 위기를 넘기고 득점 지원을 받자 더욱 편안하고 공격적으로 리드했다. 보우덴은 NC 타자들을 압도했다. 초반 자기 공을 못 던지며 흔들릴 수 있는 투수가 8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던졌다. 양의지의 다양한 볼배합 덕분이다.

단기전 특성 상 7회에 투구수 100개를 넘긴 투수를 교체할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투구수에 상관 없이 힘이 있다고 판단, 보우덴을 믿고 밀어붙였다. 두산 벤치의 뚝심에 선수들은 하나로 뭉친 모습이었다.

반면 NC는 기세를 살리지 못했다. 3회말 더블 아웃으로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4회초 테임즈, 김성욱의 호수비로 되살렸다. 하지만 4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주도권을 완전히 두산에 넘겨주고 말았다.

단기전에서는 덕아웃의 분위기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NC의 가라앉은 분위기는 중심 타자들이 분발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가 없다. 단기전에서 중심 타자의 부진은 덕아웃에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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