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2016 ML홈런 5,610개..기록있는 홈런 보니..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11.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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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카를로 스탠튼./AFPBBNews=뉴스1


2016년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은 총 5,610개에 달한다. 근래 가장 홈런이 적게 나왔던 지난 2014년 4,186개에서 2015년 4,909개로 723개나 훌쩍 뛰어오른 뒤 올해 또 5,610개로 701개가 더 늘어났다. 단 2년 만에 무려 1,424개나 치솟은 것이다.

팀당 홈런평균은 187개로 지난 2000년 이후 단연 가장 많다. 이 기간 중 올해를 제외하고 팀당 평균홈런이 가장 많았던 해는 지난 2000년과 2001년, 그리고 2004년으로 모두 182개를 기록했고 이후 2003년(174개)과 2006년(180개)을 제외하면 170개를 넘겼던 해도 없었다. 올해 그야말로 역대급으로 많은 홈런이 쏟아져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많은 홈런이 쏟아져 나왔으니 재미있는 스토리도 많은 것이 당연하다. 특히 메이저리그 산하 ‘베이스볼 어드밴스 미디어’(BAM)사가 각 메이저리그 구장에 설치한 '스탯캐스트'(Statcast) 시스템으로 인해 홈런 타구의 실제 날아간 거리는 물론 타구속도(Exit velocity)와 각도(launch angle), 추정 비행시간(projected hang time), 추정 비거리, 투구속도 등이 모두 데이터로 집계되기에 더욱 흥미롭다.

MLB닷컴은 스탯캐스트 데이터로 이용, 올해 나온 가장 흥미로운 홈런 10개(실제론 9개)를 선정했는데 이를 소개한다.

■최장거리 홈런


-8월6일,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504피트(153.6m)


최장거리 홈런 기록은 당연히 마일하이 고지대에 위치한 ‘홈런 공장’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나왔다. 여기서 504피트란 실제로 타구가 관중석에 떨어질 때까지 날아간 거리가 아니라 관중석이 없다고 가정하고 볼이 날아갔을 거리를 타구의 속도와 각도 데이터를 이용해 계산한 추정 비거리(projected distance)다. 504피트는 올해는 물론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설치된 이후 기록된 최장거리 홈런 기록이다.

이날 스탠튼은 올해 14승을 올린 콜로라도 로키스의 우완 선발투수 채드 베티스의 시속 88.9마일(143km)짜리 체인지업을 통타해 총알 같은 라인드라이브를 때렸다. 타구의 발사각도가 18.3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는 스탠튼이 올해 때린 27개의 홈런 중 3번째로 낮은 것이다. 이로 인해 소위 ‘문샷’(달에 떨어질 듯 높이 때린 홈런)과 달리 그다지 멀리 간 것처럼 생각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타구의 초속(Exit velocity)이 115.8마일(186.3km)나 돼 관중석에 떨어질 때도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어서 504피트라는 엄청난 추정 비거리가 나왔다. 비교적 낮은 각도로 날아간 라인드라이브 타구였음에도 추정 비행시간이 5.4초나 됐다.

■최단거리 홈런

-4월12일 J.J. 하디(볼티모어), 314피트(95.7m)


하디가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친 홈런은 펜웨이파크의 특이한 구조가 아니었더라면 절대 홈런이 될 수 없었던 타구였다. 클레이 벅홀츠의 93마일(150km)짜리 높은 빠른 볼을 밀어 친 타구는 오른쪽 파울 폴 바로 안쪽의 관중석 첫 번째 줄에 떨어졌다. 홈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 302피트(92m)에 불과하고 펜스 높이도 3피트(91cm)에 불과한 구장 규격의 덕을 톡톡히 봤다. 발사각도는 20도였고 타구 초속은 98.2마일(158km)로 측정됐으며 추정 비행시간은 4.1초였는데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조합이 홈런이 된 것은 이 타구가 유일무이했고 이 조합의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도 0.366에 불과했다.

참고로 ‘그린몬스터’라고 불리는 펜웨이파크의 왼쪽 펜스는 홈플레이트부터 거리는 310피트에 불과하지만 펜스 높이가 37피트(11.3m)나 된다.

■가장 빠른 투구

-6월18일 커트 스즈키(미네소타), 102.4마일(164.8km)


시속 102마일이 넘는 공을 수시로 던지는 투수는 단 한 명, 아롤디스 채프먼뿐이다. 따라서 이 기록을 헌납한 주인공도 채프먼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홈런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스즈키가 친 타구의 초속이 101.2마일(162.9km)로 오히려 채프먼의 투구속도보다 더 느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투구 자체가 빨랐기에 타구는 402피트(122.5m)나 날아갔다. 메이저리그 타자라면 아무리 빠른 볼도 타이밍만 제대로 맞추면 펜스를 넘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한 방이었다.

■최고 느린 투구

-7월7일 케니 바르가스(미네소타), 59.7마일(96.1km)


너클볼 투수도 아닌데 시속 60마일도 안 되는 공을 던지는 메이저리그 투수가 있을까 싶은 데 실제로 이 공을 던진 선수는 투수가 아니라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인 재러드 호잉이었다. 이미 승부가 기운 경기에서 생애 처음으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 호잉은 홈플레이트를 향해 완벽한 ‘아리랑 볼’을 던졌고 바르가스는 타석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떨어지는 볼을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타구도 투구처럼 한참을 천천히 날아간 끝에 펜스를 넘어갔다. 바르가스의 인내심(?)이 돋보였던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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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테세이라. /AFPBBNews=뉴스1


■최고의 발사각도

-7월3일 마크 터세이라(뉴욕 양키스), 47.8도


터세이라는 자신의 생애 400번째 홈런을 올해 최고의 ‘문샷’으로 만들었다. 이 타구의 추정 비행시간은 무려 7.2초나 됐다. 타구가 배트에 맞은 순간부터 무려 7초 이상을 공중에 머물다가 오른쪽 관중석에 떨어졌다. 외야 플라이볼과 내야 뜬 공(팝업)의 구분 기준이 타구의 발사각도 50도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홈런보다는 팝 플라이가 됐어야 할 볼이었지만 워낙 강한 힘으로 때렸기에 홈런으로 둔갑했다. 타구 초속 103.7마일과 추정 비거리 331피트를 기록했는데 사실 이런 조합을 기록한 타구의 올해 타율은 0.167에 불과했다. 이 조합에서 나온 유일무이한 홈런이었다.

■최저 발사각도-최고 타구속도

-4월4일 카를로스 곤잘레스(콜로라도), 14.2도, 117.4마일(188.9km)


시즌 개막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곤잘레스는 애리조나 에이스 잭 그레인키를 통타, 우중간 펜스를 순식간에 넘어간 ‘레이저빔’ 홈런포를 때렸다. 발사각도가 14.2도에 불과했지만 시속 117마일이 넘는 엄청난 속도의 타구는 단 4.2초 만에 빨랫줄처럼 420피트를 날아갔다. 그레인키가 생애 허용한 가장 완벽하게 맞은 타구였다. 가장 낮은 발사각도와 가장 빠른 타구 초속으로 인해 ‘올해의 홈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엄청난 타구였다.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이후 3번째로 강하게 맞은 홈런이었다. 이 부문 1, 2위는 모두 스탠튼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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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툴로위츠키. /AFPBBNews=뉴스1



■최저 타구속도

-6월26일 트로이 툴로위츠키(토론토), 87.1마일(140.1km)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의 76.8%는 타구 초속이 100마일을 넘었다. 87마일의 느린 타구 속도로, 그것도 발사각도 29도로 펜스를 넘기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타구속도 87마일과 발사각도 29도의 조합의 평균타율은 0.055에 불과하다. 툴로위츠키는 그 어려운 일을, 그것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크리스 세일(시카고 화이트삭스)을 상대로 해낸 것이다.

■최단 시간 내 베이스 돌기

-10월2일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 14.05초


이번에도 희생양은 세일이었다. 벅스턴은 1회초 세일의 초구를 통타, 센터필더를 넘어가는 타구를 때린 뒤 단 14.05초만에 홈까지 맹렬히 질주, 슬라이딩도 필요없는 인사이드-더-팍 홈런을 만들어냈다. 베이스를 달릴 때 그의 최고스피드는 시속 21마일(33.8km)에 달했다. 스탯캐스트가 측정한 최단시간 질주였다.

■베이스 돌기 최장 시간 기록

-9월24일 데렉 디트리히(마이애미), 55초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메이저리그 평균 22.7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무려 55초나 걸려 홈에 들어온 디트리히는 다음 타석에 머리에 빈볼이 날아올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이유가 있었다. 그의 타구는 펜스를 살짝 넘어가자마자 관중석에 맞고 튀어나와 잠시 홈런인지 여부가 불분명했기에 디트리히는 2루에 멈춰 최종 판정을 기다려야 했고 이로 인해 타구를 친 뒤 55초나 지나서야 홈을 밟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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