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100억원' 시대의 그늘.. '소형 FA'는 서럽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12.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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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에서 FA로 나온 정성훈과 봉중근. /사진=LG 트윈스 제공





KBO 리그 출범 35년 만에, FA 제도 시행 이후 17년 만에 '100억원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그늘도 있다. '소형 FA'들은 험난한 겨울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다.


올해 FA 시장은 지난 11월 시작됐다. 총 15명이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6명이 계약을 마쳤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금액은 크다. 6명이 총액 367억원을 기록했다.

금액별로 보면, 최형우(33)가 KIA와 4년 100억 원에 계약하며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김광현(28)은 원소속구단 SK와 4년 85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여기에 우규민(31)이 4년 65억원에 삼성과 계약하며 팀을 옮겼고, 김재호(31)가 두산과 4년 5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나지완(31)이 KIA와 4년 40억원에 계약했고, 이원석(30)이 4년 27억원의 조건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끝이 아니다. 황재균(29)과 차우찬(29), 양현종(28)이 남아있다. 황재균은 3루 보강을 노리는 kt의 '메인 타깃'이며, 차우찬은 해외와 국내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이미 삼성이 100억원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나왔으며, LG행이 유력하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양현종은 KIA 잔류를 선언했고, KIA가 얼마를 책정하느냐에 달렸다. 황재균-차우찬-양현종 셋 다 또 다른 '100억원'의 유력한 후보들이다. 시장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따르는 법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FA들도 적지 않다. 아직까지 조영훈(34), 봉중근(36), 정성훈(36), 이진영(36) 등은 소식이 잠잠하다. 용덕한(35)은 아예 은퇴를 선언했다. 이현승(33)도 다소 잠잠하지만, 분명 준척급 FA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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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를 선언해 시장에 나왔지만 은퇴를 선언한 용덕한.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봉중근과 정성훈, 이진영은 모두 1980년생으로 내년 만 37세가 되는 베테랑들이다. 나름대로 자기 몫을(혹은 그 이상을) 해냈지만, 일단 시장에서는 조용하다. LG는 "봉중근과 정성훈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합리적인 비용을 초과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영훈 역시 소식은 없는 상태다.

KBO 리그 규정상, FA 취득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재취득에도 4년이 걸린다. 선수들로서는 어렵사리 자신에게 찾아온 권리를 행사하고 싶어한다. 실제로 올해도 15명의 선수가 FA를 선언했다.

하지만 '자유롭게' 팀을 선택할 수 있는 선수는 한정되어 있다. '보상선수'라는 벽이 상상 이상으로 높다. 2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명단에서 한 명을 내줘야 한다. 물론 오롯이 돈으로 보상받을 수도 있지만(직전 연봉의 300%), 돈을 택하는 원소속구단은 없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각 구단별 1군 엔트리가 27명이다. 20인을 보호선수로 묶는다고 하면,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최소한 7명은 풀린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유망주까지 포함시켜서 묶으면 보호명단에서 풀리는 '가치 있는' 선수는 더 늘어난다. 구단들로서는, FA로 데려올 선수가 보상선수로 내보내야 할 선수보다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영입할 이유가 없다.

냉정히 말해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베테랑 FA를 다년 계약으로 데려오면서 즉시 전력감 혹은 유망주를 내주고 싶어 하는 구단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선협상기간이 사라졌지만, 결국 '준척급' 미만의 FA에게는 여전히 원 소속구단이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최근 KBO와 선수협은 'FA 등급제' 도입을 놓고 검토하기 시작했다. '빈익빈 부익부'를 넘어 'FA 미아'까지 만들 수 있는 현행 제도를 손보겠다는 의도다. 그래도 이는 나중 이야기다. 당장 지금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형 FA'에게 이번 겨울은 춥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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