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부터 '판도라'까지..문정희가 말하는 재난영화(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12.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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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정희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배우 문정희(40)가 다시 한 번 재난 영화로 돌아왔다.

문정희는 지난 2012년 '연가시'에 이어 '판도라'로 또 한번 박정우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2004년 박정우 감독의 데뷔작 '바람의 전설'과 '쏜다'(2007년)까지 총 4작품에 모두 출연한 문정희는 박정우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린다.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 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 박정우 감독과 함께 재난 형장을 누빈 문정희가 말하는 '재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까지 박정우 감독의 모든 영화에 출연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람들이 말하길 내가 박정우 감독에게 특화된 배우라고 한다. 벌써 네 작품 째다. 감독님의 모든 작품에는 정치 풍자에 대한 코드가 있는데 그런 것이 마음에 든다. 내가 사회적인 활동을 하거나, 소신 있게 산 것은 아니지만 작품에 그런 코드가 들어간 것을 선호한다. '판도라'는 정부의 대처 능력이나 상황을 풍자한 그런 코드가 잘 맞아서 선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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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정희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또 다시 재난 영화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사실 이번 영화는 영화 자체가 세기 때문에 내가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또 역할의 분량 때문에 고민한 것도 사실이다. '연가시'와 겹치는 것이 많아서 주변에서, 특히 소속사에서 많이 말렸다. 나도 박정우 감독이 아니면 안 했을거다.(웃음) 그래도 이런 영화가 나오는 것이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출연하게 됐다.

-재난영화를 연달아 찍어서 노하우도 생겼을 것 같다.

▶('연가시'에 이어)또 피난가고 똑같이 아이 업고 대피하고 이런 것은 싫다고 땡깡 부리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나중에는 이해하고 촬영했다. 우리 나라에는 대피소가 많지 않다. 그래서 학교나 공공시설의 체육관 등에서 촬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또 체육관에서 촬영하면서 거기 계신 분들께 나의 노하우를 알려줬다. 체육관 장면을 찍으면 춥고, 또 대기 시간이 길다. 한 번에 각자 연기를 안하고 있으면 순간을 놓치게 된다. 연기자 분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나오게 될 프레임 그런 것을 찾는 것에 신경 썼다.

-'연가시'에 같이 출연했던 김명민도 함께 출연했다. 그런데 촬영현장에서 만난 적은 없었다고?

▶처음에는 김명민 오빠도 출연한다고 해서 기뻤다. 대통령 역할을 한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청와대에만 있더라. 나는 재난현장에서 고생하는데, 생각하니까 좀 억울했다.(웃음) 촬영하면서는 한 번도 못 만났다. 리딩 할 때 한 번 보고, 쫑파티때 봤다. 청와대 촬영은 아예 따로 해서 만날 일이 없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서로 모르고 문자나 전화로만 이야기 했다. 영화로 보고 나니까 '아 저랬구나'하고 새로웠다. 청와대는 (재난현장과 비교하면) 편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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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정희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판도라'는 현 시국과 많이 닮아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촛불 집회에도 나가서 화제가 됐는데 이런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가.

▶주말에 촛불집회에 나간 것은 뭔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나도 대한민국의 232만 명 중 한 명이었다. 사실 그동안 한번도 움직인 적은 없었다. 요즘은 뉴스를 보니까 그렇게 되더라. 나의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이 티는 나지 않겠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했다. 당시 촛불집회에서 봤더니 결국은 '세월호' 문제가 다시 문제더라. 세월호 사건은 지금까지 태어나서 본 것중에 가장 쇼크였다. 꼭 잘 해결 됐으면 좋겠고, 그런 의미에서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박정우 감독의 다음 작품에도 또 출연할 생각이 있나?

▶'연가시' 촬영할 때 감독님이 '판도라' 출연 이야기를 하셨다. 그때는 '누가 한대요?'라고 했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함께 하게 됐다. 이번에도 다음 작품 이야기를 하시더라. 박정우 감독님이 살짝 힌트는 주셨다. 작품을 기대하고 있지만, 출연은 고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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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정희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차후 하고 싶은 역할이나 계획이 있다면.

▶'판도라'를 촬영하며 김남길의 캐릭터인 재혁 역할이 탐났다. 요즘 여자 배우가 할 만한 캐릭터가 기능적으로 소진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할 수는 없다.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싶고, 힘 있는 작품 속에서 캐릭터를 보여 주고 싶다. 그런 작품이 온다면, 크고 작은 것을 떠나서 선택 할 것이다. 더욱 풍성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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