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O 전망⑤] KIA의 2017년, 투수진의 '물음표'를 지워라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1.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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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원투 펀치' 양현종과 헥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의 오프시즌은 뜨거웠다. 잡을 집토끼는 다 잡았고, 외부 전력도 수혈했다. 외국인 선수 보강도 확실했다. 대권에 도전해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하지만 '물음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투수진이 그렇다.


KIA는 이번 오프시즌 최형우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며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내부 FA인 나지완과 4년 40억원에 계약했고, 에이스 양현종과는 1년 22억5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끝냈다. '외국인 에이스'였던 헥터 노에시에게 170만 달러를 안겼고, 좌완투수 팻 딘을 90만 달러에,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85만 달러에 영입했다.

이 셋에게 쓴 돈만 345만 달러(약 42억원)에 달한다. FA까지 더하면 204억원이 넘는 돈이다. 화끈하게 쓴 셈이다. 투타에서 알차고 확실한 보강을 마친 셈이다. 이를 통해 KIA는 2017년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 기존 전력에 최형우까지 가세.. 더 강력해진 방망이

KIA는 김기태 감독 부임 후 리빌딩에 성공하며 2016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성공했다.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2017년은 더 나아질 수 있다. 2016년 후반기 전역하며 팀에 합류했던 김선빈과 안치홍이 풀타임을 뛸 수 있다. 입대 전까지 KIA 부동의 키스톤 콤비였던 안치홍과 김선빈이다. 자연스럽게 센터라인이 강화된다.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가 들어오면서 김호령, 노수광 등 주전으로 성장한 외야수들을 백업으로 쓸 수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적체'를 우려할 수도 있지만, 결국 쓰기 나름이다. 게다가 버나디나는 좌타자다. 좌우 불균형이 다소간 있었던 KIA 타선의 밸런스가 좋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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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100억원에 계약하며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그리고 리그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최형우가 가세했다. 최형우는 2016년 타격왕과 타점왕을 동시에 차지했고,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올렸다. '잘 치는 금강불괴'다. 당장 KIA 타선의 무게감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타자다. KIA가 괜히 100억원을 쓴 것이 아니다.

나란히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이범호와 김주찬 등 기존 타자들이 건재한 가운데, 나지완이 남았고, 최형우가 들어왔다. KIA의 타선이 더 강력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 선발진의 물음표를 지워야.. 4~5선발의 주인은?

투수진도 성과는 있었다. 헥터와 양현종을 눌러앉힌 것은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다. 2016년 시즌 헥터는 31경기 206⅔이닝, 15승 5패 139탈삼진,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고, 양현종은 31경기 200⅓이닝, 10승 12패 146탈삼진, 평균자책점 3.68을 찍었다.

헥터는 리그 이닝소화 1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8위에 올랐고, 양현종은 리그 이닝소화 공동 2위, 평균자책점 공동 4위, 탈삼진 5위에 자리했다. 나란히 '10승-30선발-200이닝'을 기록한 원투펀치는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도 가지지 못한 것이었다. 그만큼 헥터-양현종은 특별했다.

문제는 이후다. KIA는 2016년에도 헥터-양현종 원투펀치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지크가 안정감을 주지 못했고, 4~5선발은 제대로 된 주인조차 없는 실정이었다.

결국 2017년 KIA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팻 딘이 어느 정도 제몫을 해준다는 가정하에, 4~5선발이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후보는 많다. 윤석민, 김진우, 홍건희, 김윤동, 고효준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4~5선발 자린를 꿰찬다면, KIA의 선발진은 리그 최강을 논할 수도 있다. 관건은 건강(윤석민-김진우)과 안정감(홍건희-김윤동-고효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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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IA 타이거즈의 뒷문을 지킬 임창용.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불펜진도 2016년과는 달라야 한다

또 있다. 불펜이다. KIA는 2016년 불펜 평균자책점 5.35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가운데 8위에 머물렀다. 시즌 중 임창용이라는 특급 마무리를 추가하기는 했지만, 임창용도 아주 단단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15세이브-6블론, 평균자책점 4.37). 나머지 불펜도 다소간 헐거운 감이 있었다.

물론 호재도 있다. 임창용이 동계훈련을 착실히 마치고 시즌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다. 임창용은 복귀 첫 해였던 2014년 훈련이 다소 부족했던 탓에 아쉬움이 있었지만(31세이브-9블론, 평균자책점 5.84), 2015년에는 특급 마무리의 모습을 되찾았다(33세이브-5블론, 평균자책점 2.83).

임창용의 2017년이 2016년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손영민이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오고, 심동섭, 고효준, 한승혁, 한기주 등 기존 자원들이 건재하다. 결국 이들이 KIA의 불펜을 단단히 지켜줘야 KIA가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화끈한 방망이의 힘도 중요하지만, 투수진이 지키는 힘도 중요하다. 그 이상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KIA는 투수진에 물음표가 붙는 것이 사실이다. 희망을 논할 여지는 충분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KIA의 투수진이 2017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며 팀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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