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팍' LG 박재욱 "'그 날'이 너무 아쉬웠다" [인터뷰①]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1.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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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재욱(왼쪽), 류제국(오른쪽). /사진=LG트윈스 제공





'그 날' 이후 박재욱(22)을 1군에서 볼 수 없었다. 그 날은 박재욱에게도 2016년 중 제일 아쉬운 날이었다.


LG 트윈스 포수 박재욱은 2016년을 다이나믹하게 보냈다. 2015년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얼떨결에 합류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여름에는 정상호와 최경철이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백업 포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이들의 공백을 잘 메웠다.

2016년 8월 2일, LG는 두산을 맞아 에이스 허프를 내세웠다. 2회까지 순항했는데 1-0으로 앞선 3회말 요술에 걸린 듯한 실책이 쏟아졌다. 허프는 2⅔이닝 비자책 8실점이라는 기이한 기록을 남기고 강판됐다. 선발 포수 박재욱의 책임도 있었다. 3루와 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린 김재호의 진로를 막아 홈 충돌 방지 규정에 의해 득점을 허용했다. 이후 허프도 흔들리며 병살타성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고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

박재욱은 다음 날 말소됐다. 1군 콜업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즌이었지만 막상 그렇게 마무리가 되니 아쉬웠다. 최근에는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소화한 뒤 잠실구장에서 개인 운동 중이다. 2월 1군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들었다. 2017년은 또 새로운 도전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매일 오전 잠실에 나와서 운동하고 있다. 끝나고 따로 개인 운동을 한다. 웨이트는 꾸준히 해왔다. 1월부터 기술 훈련을 시작했다. 티배팅, 스윙, 캐치볼 등 개인적으로 하는 중이다.

-2016시즌 자신에게 몇 점을 주고 싶은지?

▶50점이다. 엄청 많이 배웠다. 야구장 분위기도 그렇고 모든 면이 다 경험이었다. 어떻게 해야겠다 감을 잡았다기보다는 그냥 많이 배웠다. 야구 하면서 볼배합 이런 건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깊이 들어가고 공부하니 새로웠다. 타격도 이전에는 공보고 공치기였다. 상황에 따라 생각을 하고 들어가게 됐다. 안 되는 게 훨씬 많지만 이런 느낌 자체가 배움이었다. 그래도 아쉬움이 가장 크다. 마지막 그 경기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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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재욱이 2016년 8월 2일 두산전 3회말 수비서 런다운 도중 김재호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그 날 이후 1군에서 볼 수 없었다.

▶3회까지 정말 좋았다. 잘 막고 있었다. 런다운 때 히메네스가 공을 줄줄 알고 그대로 서 있었다. 옆으로 비켜 있어야 했는데 일자로 서 있었다. 주자를 막은 꼴이 됐다. 히메네스의 시야도 가려서 안 던진 모양이다.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인데 내가 막아서 득점이 인정됐다. 그게 아쉬웠는데 빨리 잊지 못했다. 다음 타구도 허프가 홈에 던졌으면 아웃이었다. 던지라고 했는데 아무 곳에도 던지지 못했다. 그때부터 말린다는 느낌이었다. 쓸데없는 점수를 줬다.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상황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전까지 큰 실수가 없었는데 한 번에 다 몰아서 나온 것 같다.

-벤치에서 허프가 다독여주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나도 그 영상을 봤다. 울지는 않았는데 내가 봐도 불쌍해 보였다. 그날 눈에 다래끼가 났었다. 살짝 불편하긴 했는데 괜찮냐고 묻길래 괜찮다고 했다. 나에게는 기회였으니까. 사실 경기에 지장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공도 놓치고 영상도 그렇게 보니까 너무 불쌍해 보이더라.

-이후 2군에서는 어떻게 준비했나?

▶2군에 내려가서는 타격, 수비 다 잘됐다. 방망이도 잘 맞고 수비도 잘 됐다. 주변에서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낙심하지 말라고 위로해줬다. 빨리빨리 잊어버려서 큰 충격은 없었다.

-그럼 가장 잘했던 경기는?

▶6월 26일 넥센전이다. 그때 선발로 나가서 끝까지 다 뛰었다. 아마 2-1로 이겼을 것이다. 선발투수가 (류)제국 선배님이었다. 마지막에는 (신)승현 선배님이 만루에서 삼진으로 끝냈는데 정말 짜릿했다. (당시 류제국이 선발 등판해 7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신승현은 9회초 2사 만루서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세이브를 기록했다. 박재욱은 류제국, 진해수, 이동현, 신승현과 호흡을 맞춰 9이닝 1실점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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