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결정일.. 키퍼 사익스는 남을까 떠날까?

잠실실내체=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1.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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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 인삼공사의 키퍼 사익스. /사진=KBL 제공





안양 KGC 인삼공사가 서울 삼성 썬더스를 잡고 1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오히려 승차를 더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제 KGC는 결정의 시간을 맞이했다. 바로 키퍼 사익스(24, 178cm)의 거취 문제다. 김승기 감독의 선택이 남았다.


KGC는 3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삼성과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83-73으로 승리했다.

이날 전까지 2연승을 달리고 있던 KGC는 삼성까지 제압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2위 삼성을 잡으며 승차도 0.5경기에서 1.5경기로 늘렸다. 올 시즌 삼성전 첫 승은 덤이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승리를 품에 안은 셈이다.

특히 사익스의 활약이 좋았다. 사익스는 이날 16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속공도 일품이었고, 화끈한 덩크 두 방도 더했다. 그림 같은 더블 클러치도 나왔다.


사실 이 경기는 사익스의 고별전이 될 수도 있다. KGC는 이미 사익스의 대체 선수로 에릭 와이즈(27, 193cm)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마쳤다. KGC의 선택만 남았다. 사익스로 계속 갈 수도 있고, 와이즈로 교체할 수도 있다.

사익스 교체 이야기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KGC는 사익스 교체를 위해 마커스 블레이클리(29, 193cm)의 가승인 신청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블레이클리의 다소 모호한 태도로 인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핵심은 인사이드 강화였다. 사익스 대신 언더사이즈 빅맨을 영입해 안쪽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블레이클리가 그랬고, 와이즈도 마찬가지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8, 199cm)-마이클 크레익(27, 188cm)이 버틴 삼성을 잡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30일 삼성전 시즌 첫 승으로 다소 분위기가 묘해졌다. 사익스를 가지고도 승리를 따낸 것이다. 그것도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 끝에 10점 차 승리를 올렸다.

김승기 감독은 30일 경기를 앞두고 "지금 60대40이다. 사익스가 60, 와이즈가 40이다. 삼성전 패배가 사익스 잘못은 아니었다. 인사이드가 밀린 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김기윤이 다쳤다. 가드진이 만만치 않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에는 "사익스의 교체 여부는, 오늘 들어가서 상의를 더 해볼 것이다. 내일 결정이 날 것 같다. 지금은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더 신중하게 결정하고, 내일 발표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삼성전에서 인사이드가 밀렸다. 라틀리프-크레익-김준일 등에게 '터프한' 부분에서 밀렸다. 오늘은 같이 몸싸움을 해줬다. 사이먼도 라틀리프 수비를 집중력 있게 했다. 여기서 이긴 것이 통했다"라고 짚었다.

30일 삼성전에서 사익스의 활약이 있어 승리할 수 있었음은 불문가지다. 여기에 데이비드 사이먼(35, 203cm)도 잘해줬다. 언더사이즈 빅맨 없이 삼성을 상대할 수 있는, 혹은 인사이드가 강한 팀을 잡을 수 있는 해법을 어느 정도 찾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동안 사익스는 포인트가드로서 경기 리딩에 조금은 아쉬움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스피드와 탄력을 겸비한 가드임은 확실하지만, 포인트가드의 제1덕목이라 할 수 있는 어시스트에서는 들쑥날쑥함이 있다. 여기에 2대2 같은 팀플레이에도 다소간 약점이 있다.

하지만 김기윤(25, 180cm)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사익스까지 빠질 경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김종근(31, 181cm), 이원대(27, 183cm), 김경수(28, 185cm) 등이 있지만, 아무래도 손색이 있다. 사익스를 무작정 교체하기 어려운 이유다.

어쨌든 사익스는 의연했다. 사익스는 경기 후 "우리의 목표인 정규시즌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교체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는 않았고, 압박도 받지 않았다. 평소와 똑같이 하려고 했다. 속공 상황 등에서 내 장점을 살리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서 이기고 싶고,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주변에서도 조언을 많이 해줬다. 사이먼도 팀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라고 했다. 이런 것들이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이먼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사이먼은 승리 후 "지금 우리 팀이 1위를 하고 있지 않나. 꼭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사실 KGC 교체 이야기가 계속 나오면서, 사익스도 KGC도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 결정만 남았다. 과연 김승기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지, 사익스가 계속해서 KGC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호쾌한 덩크를 꽂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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