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 제외' 박병호, MIN 수뇌진 변경의 '희생양'인가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2.04 03:25
  • 글자크기조절
image
미네소타에서 지명할당 처리된 박병호. /AFPBBNews=뉴스1





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31)가 팀에서 지명할당 처리됐다. 마이너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수뇌진이 변경된 것이 독이 된 모양새다.


미네소타는 4일(이하 한국시간) 박병호를 지명할당 처리했다. 전날 1년 계약을 체결한 불펜투수 맷 벨라일(37)의 자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벨라일은 미네소타와 1년 205만 달러에 계약했다.

박병호는 2016년 62경기에서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 출루율 0.272, 장타율 0.409, OPS 0.684를 기록했다. 혹독한 빅 리그 첫해를 보낸 셈이다.

사실 미네소타로서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 우선 박병호 영입을 위해 포스팅 금액만 1285만 달러를 썼다. 여기에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옵션 650만 달러도 있다.


한 시즌이 지났다. 냉정히 말해 박병호는 실망스러웠다. 부상까지 입었다. 아직 3년 875만 달러에, 바이아웃 50만 달러가 붙어 있었다. 잔여 계약이 925만 달러다. 큰돈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있는 금액도 아니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박병호의 지명할당을 선택했다. 유망주 대신 잔여 계약이, 그것도 1000만 달러 가까이 남은 박병호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한 것이다. 팬그래프닷컴은 이와 관련해 "미네소타가 다소 놀라운 선택을 했다"라고 짚었다.

결국 수뇌진이 바뀐 것이 박병호에게 독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병호는 전임 테리 라이언 단장이 영입한 선수다. 하지만 시즌 도중 라이언 단장은 경질됐다. 미네소타의 성적 부진이 원인이었다.

이후 미네소타는 데릭 팔비 야구 부문 책임자(CBO)와 테드 레빈 단장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물론 팔비 CBO는 과거 클리블랜드와 텍사스에 있던 시절부터 박병호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병호를 영입한 것은 라이언 전임 단장이었지 팔비 CBO가 아니다. 결국 박병호는 내칠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다. 수뇌진이 교체되면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박병호가 희생양이 됐을 뿐이다.

사실 박병호는 파워만큼은 입증했다. 많지 않은 경기를 뛰면서도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졌고, '눈 야구'도 부족했다.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전력외'로 분류한 이유다.

지난 시즌 41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올랐던 크리스 카터조차 나머지 부분이 떨어지는 탓에 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병호도 홈런 하나만 가지고는 어필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던 셈이다.

박병호는 오프시즌 치료와 재활을 거치며 새 시즌을 대비했다. 2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박병호는 "아픈 곳은 없다. 타격폼을 간결하게 수정하며 겨울을 보냈다. 죽기살기로 해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다른 29개 구단에서 박병호를 데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높아 보이지 않는다. 미네소타의 마이너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시작부터 단단히 꼬이고 말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