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감독이 본 문태영.. 철저한 몸 관리 '으뜸'

잠실실내체=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2.0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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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본격적으로 3점슛을 장착한 문태영. /사진=KBL 제공





서울 삼성 썬더스가 안양 KGC 인삼공사를 잡고 단독 1위가 됐다. KGC에 지난 4라운드에서 당한 패배도 설욕했다. 3연승도 달렸다. 문태영(39, 194cm)이 맹활약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삼성은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KGC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80-74로 승리했다.

삼성으로서는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이날 전까지 KGC와 나란히 25승 11패를 기록하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기면 단독 1위였다. 올 시즌 KGC전 상대전적 우위도 확보할 수 있었다. 4라운드에서 당한 패배의 설욕도 필요했다.

그리고 삼성이 웃었다. 팽팽한 경기였고, 4쿼터 한 때 뒤지기도 했지만,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통했다. 임동섭은 "투쟁심이 초반부터 남달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이 문태영의 활약이었다. 문태영은 이날 20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만 10점을 몰아쳤다. 자유투도 6개를 얻어 모두 성공시켰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셈이다.

삼성으로서도 반가운 부분이다. 문태영은 올 시즌 평균 12.6점을 올리고 있다. KBL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3-2014 시즌 14.8점을 기록한 이후 세 시즌 만에 평균 15점을 넘지 못하는 중이다.

팀 상황을 봤을 때, 삼성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28, 199cm), 마이클 크레익(26, 188cm), 임동섭(27, 198cm) 등 득점을 할 수 있는 자원들이 적지 않다. 문태영이 득점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도 문태영 또한 리그 정상급 스코어러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태영이 맹활약하며 삼성이 승리했다. 반가운 부분이다. 그리고 문태영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 또 있다. 바로 철저한 몸 관리다.

이상민 감독은 "문태영은 꾀병을 부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약도 먹지 않고, 주사도 안 맞는다. 자신만의 루틴을 철저히 지킨다.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 좋은 것이다. 탄산음료조차 먹지 않는다. 정말 생각날 때 먹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선수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다 안 한다. 휴일에 가볍게 노는 선수들도 있는데, 문태영은 아니다. 쉬는 날에도 철저하게 자기 몸을 관리한다. 정말 철저하다"라고 덧붙였다.

문태영은 2009-2010 시즌부터 KBL에서 뛰고 있다. 1978년 2월 10일생으로 이미 한국에 왔을 때 만 31세였다. 이제 만 39세다. 한국 나이로 불혹이다. 은퇴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다.

하지만 문태영은 올 시즌 평균 30분 17초를 뛰고 있다. 2012-2013 시즌 이후 네 시즌 만에 30분 이상 뛰는 중이다. 무릎이 썩 좋지 못한 관계로 이상민 감독이 관리를 해주고 있음에도 이 정도다.

게다가 변신도 진행중이다. 3점슛 장착이 그것이다. 문태영은 올 시즌 경기당 1.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데뷔 후 최다다. 지난 시즌 경기당 0.8개로 최다였는데, 한 시즌 만에 경기당 1개 이상으로 늘렸다. 성공률도 42.1%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이상민 감독은 "우리는 슈터가 사실상 임동섭 한 명이다. 여기서 안 풀리면 어렵다. 외곽에서 문태영이 해줬으면 한다.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더라. 미들 레인지에서 주로 해왔고, 잡으면 안으로 가는 버릇이 있다. 삼성에 와서 3점을 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문태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태영이가 형인 문태종의 플레이를 본다고 하더라. 문태영이 슛거리를 늘려줘야 인사이드와 시너지가 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태종(42, 199cm)은 리그 최정상급 3점 슈터다. 40세를 훌쩍 넘긴 탓에 올 시즌은 출전 시간이 확연히 줄어들었고(평균 17분 59초), 득점도 6.76점에 그치고 있다. 그래도 문태종은 문태종이다. 3점슛 장착을 노리는 문태영이 가장 가까이에서 본받을 수 있는 선수가 형인 문태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문태종보다 어릴 뿐, 문태영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뚝딱 될 일은 아니다. 그래도 문태영은 팀의 필요에 따라 신무기를 추가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상민 감독은 문태영을 두고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많은 나이에도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문태영이라면, 그런 문태영을 만든 것이 철저한 몸 관리다. 삼성에서 문태영의 진짜 가치는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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