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WBC 대표팀 타순 구성, '2번 타순'에 달렸다

오키나와(일본)=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2.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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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의 2번 타자 후보 민병헌. /사진=김동영 기자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이 오키나와에서 훈련에 한창인 가운데, 수장인 김인식 감독의 머리 속도 복잡하다. 투수진 구상과 더불어 타순 구성까지 고심하고 있다. 결국 '2번 타순'에 달린 모습이다.


사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테이블 세터'는 고민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용규와 정근우의 존재 때문이었다. 타격이 좋고, 발이 빠르며, 센스가 있다. 수비까지 갖췄다. 게다가 이용규가 좌타자, 정근우가 우타자다. 누구를 1번에 넣을지 정도만 고민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 WBC는 아니다. 정근우가 없다. 정근우는 당초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해 끝내 대표팀 엔트리에서 빠졌다. 정근우 본인도 본인이지만, 김인식 감독이 못내 안타까워 하는 모습이다.

김인식 감독은 "정근우가 수비에서 정말 잘해줬다. 중요한 순간 결정타까지 쳐줬다. 아무래도 아쉽다. 미세한 부분까지 좋았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정근우는 없다. 대안을 찾아야 한다. 우선 타순 구성이다. 일단 1번은 이용규가 가장 유력하다. 경험도 풍부하며, '용규놀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능력까지 갖췄다. 베이스를 밟으면 언제든 뛸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중심타선은 김태균과 이대호, 최형우로 구성된다. 순서는 아직 미정이다. 김인식 감독은 "우리가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타선이 약하다. 스타팅으로는 김태균-이대호-최형우를 동시에 써야 한다. 교체 여부는 경기에서 리드를 잡느냐에 달렸다. 중심타선의 순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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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2번 타자 후보로 꼽히고 있는 서건창. /사진=김동영 기자





관건은 2번이다. 어떤 스타일의 선수를 넣을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김인식 감독은 "중장거리 타자를 2번에 넣을지, '찬스메이커' 스타일의 타자를 2번에 배치할지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거리가 들어간다면, 민병헌이다"라고 더했다.

전통적인 2번 타자라면, 1번과 중심타선은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최근 야구의 흐름은 '강한 2번'도 각광받고 있다. 어느 쪽이 낫다고 보는 것은 어렵다. 취사선택의 문제다. 김인식 감독도 이를 고민중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전통적인 스타일의 2번을 꼽으라면 서건창이나 오재원을 들 수 있다. 작전수행능력이 있고, 발도 빠르다. 2루수로서 수비도 좋다. 이렇게 되면, 민병헌은 박석민, 손아섭 혹은 박건우 등과 함께 강한 하위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중장거리 스타일의 민병헌이 2번에 들어가면 스타일이 또 달라진다. 타점 생산 능력이 있고, 필요할 때 한 방까지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민병헌이다. 2번부터 중심타선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인식 감독은 "2번 타순과 중심타선 외에, 하위타순은 아직 한 번도 구상한 적이 없다. 그것이 지금 시점에서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더하며 웃었다. 그리고는 "기자들이 타순 하나씩 짜서 가져다 줘보라. 취합해서 한 번 보겠다"라고 더하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쾌한 웃음이 터졌지만, 김인식 감독의 고민도 어느 정도는 묻어났다. 어떤 타순을 만드느냐는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WBC는 단기전이다. 작은 것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2번에 누가 들어갈지가 정해지면 사실상 타순은 완성될 수 있다. 과연 김인식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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