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드림', 참신한 '꿈' 이야기..부성애에 휩쓸려버리다

[리뷰]'루시드 드림'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2.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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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예로부터 꿈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일찍이 많은 학자들이 꿈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했다.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꿈은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그 사람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졌다. '꿈'은 지배할 수 없기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많은 작품의 소재로 사용됐다.

2010년 영화 '인셉션'이 드림 머신이라는 기계로 타인의 꿈과 접속해 생각을 빼낼 수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했다면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은 자각몽, 즉 자신이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고 꾸는 꿈에 대해 다뤘다. 여기에 다른 사람의 꿈에 들어간다는 '공유몽'이라는 개념을 차용 했다.


'인셉션'은 꿈이라는 개념 자체에 집중하며, 꿈의 세계를 비주얼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루시드 드림'에서 꿈은 도구로 사용된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하고, 다른 이의 꿈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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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시드 드림' 스틸컷


유괴 된 아이를 찾겠다는 오직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영화는 하나의 큰 줄기를 타고 진행된다. 그렇기에 우리가 잘 모르는 꿈, 즉 무의식의 세계를 다룸에도 어려운 것은 없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버릴 정도로 처절한 고수의 부성애 연기는 인상적이다. 영화는 대기업 비리 전문 기자라는 대호(고수 분)의 직업이 아이의 납치 이유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스릴러의 전형적인 서스펜스를 따라간다. 같은 부성애로 공감하는 듯 보이는 형사 방섭(설경구 분)은 초반 힘을 빼지만, 후반부에 강렬하다. 하지만 반전을 노리다보니 카랙터가 조금 억지스럽다. 의사 역할을 맡은 강혜정은 짧은 쇼트커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겉모습은 매력적이지만, '루시드 드림'을 설명하는 역할로 소비되며 캐릭터의 매력은 떨어진다.


지난해 성추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박유천 역시 편집 없이 나온다. 박유천은 영화 속에서 '디스맨'으로 등장한다. 디스맨은 지난 2006년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꿈 속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인물.(이후에는 한 기업의 마케팅이라고 밝혀지기도 했지만) 꿈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주목받는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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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시드 드림' 스틸컷


수백 명의 꿈 속에 나타나는 허구의 인물. 박유천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루시드 드림'에서 편집할지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박유천은 편집 없이 오롯이 등장했다. 박유천이 맡은 '디스맨' 역할은 '루시드 드림'에서 공유몽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키맨의 역할. 디스맨이 등장하지 않으면 해당 내용이 설명되지 않는다. 이에 사실상 박유천의 분량을 편집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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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루시드 드림' 스틸컷


'루시드 드림'은 고수의 절절한 부성애가 살아날수록 '꿈'을 다루는 참신함이 희석되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앞서도 말했듯이 독특한 '자각몽'이라는 소재를 내세웠지만 꿈이 그저 아이를 찾는 방식으로만 활용돼 아쉽다. 스릴러의 기본인 촘촘한 스토리도 실종 됐다. 영화는 '꿈으로 아이를 찾는다'는 목적을 위해 스토리를 끼워 맞추고 캐릭터를 변주해 버린다.

'기억 추적 SF 스릴러'라는 수식어를 단 '루시드 드림'은 스펙터클한 재미보다는 참신한 소재에 기댄 아빠의 고군분투에 집중했다. 처절한 아빠의 부성애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재미를 주겠지만 새로운 SF스릴러를 원했다면 아쉬울 듯 하다. 22일 개봉. 러닝타임 101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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