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제발,제발" 외친 손아섭 그리고 프로와 대표팀의 '진짜 자세'

PS특별취재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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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8회 추격의 투런포를 친 뒤 포효하는 손아섭 /사진=뉴스1





간절한 표정. 진지한 플레이. 누군가는 손아섭을 보면 가끔 소름이 돋는다고 한다. 이번 가을야구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런 손아섭을 보며 자꾸 국가대표팀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롯데가 13일 마산구장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1로 승리했다. 이제 두 팀은 부산으로 이동해 15일 5차전에서 끝장 승부를 펼친다.

3차전과 4차전에서 롯데의 영웅은 손아섭이었다. 3차전에서 팀은 물론 패했지만 손아섭은 홈런을 때려내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4-12로 크게 뒤진 8회. 손아섭은 1사 1루서 임정호를 상대로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6점 차로 쫓아가는 홈런.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었다.

그런데 홈런보다 손아섭은 롯데 팬들을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세리머니로 더 큰 메시지를 전했다. 바로 3루를 돌던 순간 더그아웃에 있는 동료들을 손으로 가리킨 뒤 포효하며 파이팅을 외친 것이다. 그의 표정에는 '큰 점수 차에도 아직 포기하지 말자'는 승부에 대한 간절함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손아섭은 이 세리머니에 대해 "큰 점수 차이에도 불구하고 좋아하시는 팬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나온 동작이었다"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끓어올랐다. 당시 지더라도 시리즈가 끝이 아니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13일 4차전. 롯데의 1패는 곧 탈락이었다. 손아섭은 멀티 홈런을 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4회초 '0'의 균형을 깨는 좌중월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2-1로 앞서고 있던 5회 2사 1,2루 기회. 손아섭은 원종현을 상대로 스리런포를 터트리며 승기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표정. TV 중계를 통해 본 느린 화면에는 손아섭이 1루를 향해 가면서 "제발, 제발"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리고 공이 넘어가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한 뒤 다시 한 번 롯데 팬들을 보며 포효했다. 승부에 대한 진지함과 간절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손아섭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절박하게 했다"고 입을 열었다. 절박함. 간절함. 어디서 많이 나왔던 말들이다. 바로 최근 야구와 축구 국가대표팀의 부진을 보면서 나왔던 단어들이었다.

지난 3월이었다. 한국은 안방서 열린 제4회 WBC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부진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들이 부진할 때마다 때마침 '이미 배가 부른 대표 선수들에게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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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표팀과 축구 대표팀(아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래서 손아섭의 승부를 대하는 진지함과 간절함이 더욱 인상 깊게 남는 것 같다. 손아섭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오늘도 역시 좌익수 뒤편에 열광하는 롯데 팬들을 보며 나름의 인사를 한 것 같다"면서 "(홈런 타구 후) '제발, 제발'이라고 했다. 정규시즌에서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만큼 오늘 경기에 임하는 마음이 더 간절했던 것 같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다. 펜스라도 맞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제발, 제발'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아섭은 "이기고 지는 건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열심히 달려온 만큼 평정심을 잘 유지해서 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우리 팀을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팬들이 진정 한국 야구 그리고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로부터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 아닐까.

■ PS특별취재팀 : 김우종 기자, 김동영 기자, 한동훈 기자, 심혜진 기자,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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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스리런포를 친 손아섭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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