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약점 노린 두산, 자기 야구만 한 SK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KS2]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8.11.0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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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말 김재환이 득점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단기전의 경기 운영은 페넌트레이스와 다를 수밖에 없다. 꾸준함보다는 눈 앞의 1승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뚝심보다는 임기응변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이 그랬다. 두산은 SK의 약점을 노린 반면 SK는 자신들의 야구에 집중했다. 이는 4회에 극명히 드러났다. 이 때 4-0으로 달아난 두산은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7-3으로 승리했다.


SK는 문승원의 투구 패턴이 아쉬웠다. 두산 외국인투수 후랭코프와 맞대결한 4선발 문승원은 결코 밀리지 않는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SK는 문승원의 좋은 공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문승원은 최고 시속 149km를 기록하는 등 5이닝 동안 84구를 던지며 6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 1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4회말 한순간에 3점을 잃었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서 볼 배합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문승원의 구위는 굉장히 뛰어났다. 첫 바퀴는 두산 타자를 힘으로 누를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헌데 두산 타자들이 두 번째 타석에 들어오면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두산은 문승원이 뛰어난 구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임한다는 걸 간파하고 빠르게 승부했다.

그렇다면 문승원과 이재원 배터리에겐 이를 역이용하는 재치가 필요했다. 정면승부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유인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물론 경기 전에 전략은 다 짜고 들어간다. 상황에 맞는 대처가 아쉽다.

두산은 공필성 주루코치의 순간 판단력이 돋보였다. 무사 2루에서 양의지가 좌전안타를 쳤는데 타구가 2루 주자 김재환의 앞으로 지나갔다. 김재환은 출발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발이 빠른 편도 아니라 홈 승부는 모험이었다.

하지만 공필성 코치는 주저 없이 돌렸다. SK 좌익수 김동엽이 송구에 약하다는 걸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김 없이 SK는 김동엽-김성현-이재원으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로 김재환을 잡으려다 송구 실책을 범했다. 타자 주자 양의지도 2루까지 가는 성과를 올렸다. 이어진 상황에서 최주환의 홈런으로 승부는 한순간에 기울었다.

큰 무대 경험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SK에는 왕년의 우승 멤버가 남아있긴 하지만 최근 한국시리즈 경험은 두산이 한 수 위다. 1차전에서 경직된 모습을 노출했던 두산은 이제 몸이 풀린 형국이다. 3, 4차전 SK 선발로 나설 켈리와 김광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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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기의 스카이박스]는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1년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도 걸었습니다. 김 위원의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를 통해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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