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몸값, '4년 80억원' 제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랜드힐튼서울(홍은동)=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11.3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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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제도 관련 토론회 모습. /사진=김동영 기자



KBO리그에 프리에이전트(FA) 제도가 도입된 지도 어언 20년이 지났다.

그 동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으나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외부 FA 영입시 보상제도다. 해당 FA의 전년 연봉의 200%+보호선수 20인 외 선수 1명 혹은 전년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이것이 선수의 자유 이적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KBO는 제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였다. FA 계약 총액을 4년 80억원으로 제한하는 총액 상한제, FA 취득기간 1시즌 단축, FA 등급제를 포함한 개선안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제안했다.

하지만 선수협은 총액 상한제가 독소조항이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매우 높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FA 등급제 역시 보상이 여전히 크다고 봤다. KBO는 최종안이라는 입장이며, 수정제안은 없었다. 결국 이번에도 FA 제도 변화 없이 시장이 열렸다.

'4년 80억원 상한제 제안'의 의미


이런 가운데 KBO는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2018 KBO 윈터미팅'을 개최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FA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였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의 발제가 있었고, 이재국 야구전문기자, 김유겸 서울대체육교육과 교수,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가 참석해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래도 4년 80억원 상한제나 FA 등급제를 두고 진지한 논의가 펼쳐졌다.

패널로 나선 이재국 기자는 "4년 80억원 상한제는 원론적으로는 반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프로스포츠에서 총액을 제한할 경우 다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긍정적인 의미는 있었다. 그동안 선수들의 요구에 대해 구단의 일방적인 결정과 통보가 많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KBO와 구단 차원에서 선수협에 제안을 하고,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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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 윈터미팅 현장.



"비용 절감 효과는 미지수"

김유겸 교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비용 절감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80억원 상한제를 도입했을 때 과연 비용이 절감될 것인가. 총액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을 해봐도 미지수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80억원이 준거가격이 된다. 얼마나 불러야 될지 모르는 선수들도 80억원을 부를 것이다. 연봉 시장 왜곡도 있다. 최고 선수가 최고 연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아울러 해외 진출 요인을 강화시킨다. 자국리그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돈 이외의 요소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더했다.

아울러 "선수는 구단의 자산이다. 구단의 가치를 판단하는 잣대다. (80억원 상한제는) 구단 스스로, 시장이 높게 평가한 자신의 가치를 낮추는 규정이 된다. 구단 가치를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일이다. 결국 소탐대실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내놨다.

최민규 이사는 "KBO리그 역사에서 연봉을 규제하는 장치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BO리그의 특징은, FA 제도만 놓고 볼 때 가장 규제적이다. 선수의 자유가 적다. 구단은 권리를 빼앗기기에 자기 권리를 지키려고 한다. 자연히 규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의 규제 이유는 당연히 선수 몸값을 낮추기 위해서다. 문제는 80억원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지키지 않을 유인이 더 크다. KBO 리그는 구단주가 강하다. 규약을 지키는 것이 직업윤리에 충실한 것일까, 이니면 규약을 어겨도 모기업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일까. 아마 지켜지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인 예상을 하고 있다"고 봤다.

결론은 '협상'과 '양보'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반적으로 4년 80억원 상한제를 두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FA 등급제 역시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역시 보상 규정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이다. 보상이 커 이적이 어렵다는 게 공통된 견해였다. 재취득 자격 4년 또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핵심은 '협상'이다. 현 시점에서 KBO와 선수협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공통적으로 나온 발언이 "KBO가 선수협을 파트너로 보고 제안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였다.

당장 지금은 평행선이다. 협상에 달렸다. 서로 양보하고, 의견차를 좁혀야 진정한 FA 제도 개선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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