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형종 '3피트 아웃' 논란, 혼란스런 현장 "규칙 모호"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3.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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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필하는 류중일(오른쪽) LG 감독.
강화된 '3피트(약 0.91m) 라인 규정'이 뜨거운 감자다. 야구규칙에 정의된 표현에 모호한 측면이 있어 현장도 혼란스런 모습이다. 심지어 '파울라인 안쪽으로 주루하면 무조건 아웃'이라는 잘못된 정보까지 나오고 있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27일 인천 LG-SK전 1-1로 맞선 9회초에 발생했다. LG 공격 무사 1, 2루에서 이형종이 보내기번트를 대고 1루를 향해 달려가다 3피트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수비방해 아웃 판정을 받았다.


해당 규정은 이렇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야구규칙은 '타자 아웃'과 '방해 업스트럭션' 두 항목에서 3피트 상황을 다룬다. 이에 따르면 '타자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파울 라인의 안쪽(왼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 아웃이다.

이형종은 이날 번트를 댄 후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리다 김호 LG 1루 코치의 손짓을 보고 황급히 바깥쪽으로 몸을 틀었다. 3피트 라인 시작점을 이미 지나친 후였다. 그러나 번트 타구를 잡은 SK 포수 이재원의 1루 송구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현장에서 헷갈려 하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포구 위치, 그리고 주자가 라인 안쪽으로 뛰면 안 되느냐의 문제다. 수비수가 타구를 잡은 지점이 어디냐에 따라 방해 판정을 받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타자는 그럼 무조건 라인 밖으로 뛰어야만 하는지도 애매하다. 규칙에서 '후반부'와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라는 표현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류중일 LG 감독이 이형종의 아웃 판정을 받고 한동안 항의했던 이유다. 류 감독은 "수비수가 방해를 받을 만한 포구 지점이 정확히 어디부터인지 설명이 명쾌하지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포수 땅볼이 아니라 3루수나 유격수 쪽으로 타구가 조금 더 멀리 굴러가면 어떻게 판단을 하느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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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야구규칙 캡처.
이에 대해 김풍기 KBO 심판위원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포구 위치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야수가 타구를 처리하는 위치와는 무관하게 주자가 3피트 라인을 지키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무조건 라인 안쪽으로 뛰면 안 된다는 게 아니다. 처음엔 안쪽에서 출발을 했더라도 3피트 라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는 빠져야 한다는 것"이라 강조했다.

홈에서 1루까지는 90피트(약 27.4m)다. 3피트 라인은 절반인 45피트 지점부터 시작된다(위 그림 참조). 즉 규정에서 말하는 '후반부'는 중간지점 이후인 셈이다. 반을 넘기 전까지는 안으로 뛰어도 되지만 이후에는 아웃 사유가 된다.

김풍기 위원장은 "감독자 회의에서 먼저 나온 이야기다. 스프링캠프 동안 충분히 설명하고 연습했다"고 밝혔다. 그는 "2루 슬라이딩 규정도 그렇고 다 선수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연습경기를 보면 일본 선수들은 아무도 안쪽으로 주루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아마추어부터 그렇게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쾌한 설명같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에 대해 "차라리 아예 선을 그어 확실히 표시를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풍기 위원장은 "선을 그을 필요 없이 주자만 3피트 라인이 시작되는 곳에서 밖으로 뛰면 문제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당사자인 이형종은 "제가 이렇게 한 번 했으니까 다들 조심하겠죠"라고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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