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변화하는 세상,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된다"[★FULL인터뷰]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의 지진희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9.08.25 08:00 / 조회 :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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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지진희(48)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이번엔 '60일, 지정생존자'를 통해서다.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고, 덕분에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였다.

지진희는 지난 2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이하 '지정생존자')에 박무진 역으로 출연했다. 박무진은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 후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 테러의 배우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게 된다.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갖은 정치 공세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소신을 갖고 테러의 배후를 찾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켜내려고 고군분투했다.

지진희가 그린 박무진. 그는 누군가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오롯이 자기의 길을 걸었다. 때로 수다스럽기도, 움찔하게 하는 카리스마가 담긴 지진희의 모습은 철저히 없었다. 덕분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박무진, 정치로 왈가왈부 할 수 없는 현실에 한 명은 있었으면 하는 리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사극, 멜로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준 매력과는 또 다른 매력의 지진희에게 빠져들 수 있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남자, 아니. 배우 지진희를 스타뉴스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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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60일, 지정생존자'(이하 '지정생존자')를 마친 소감은 어떤가.

▶ 드라마 자체가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였다. 그래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걱정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 기대 쪽으로 많이 사랑을 받아 기뻤다. 그리고 기뻤던 것 중 하나가 우리 연기자들(출연 배우들)이다. 허준호, 배종옥, 이기영 선배들부터 밑에 친구들까지 '어떻게 이렇게 캐스팅을 잘했지' 싶다. 자기 위치에서 배역에 대해 잘 해줬다. 그런 모습이 잘 어우러졌다. "이렇게 색이 다른 친구들이 모여서 좋다" "잘 어우러져서 좋다"고 촬영 때 얘기를 많이 했다. 그 친구들도 즐거워하면서 책임감도 생겼을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배우도 바라고 있는가.

▶ '당연히 만들어 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원작도 시즌2, 3이 있으니까 (저희도) 기대감이 있었다. 기대는 많은데, 우리는 제작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박무진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던 엔딩.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있었는데, 배우의 생각은 어떤가.

▶ 저도 엔딩에 대해 몰랐다. 저 나름의 엔딩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거 당선 되겠는데'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그런 마무리가 나왔다. 그 부분은 나중에 새로운 뭔가 만들어지는 거 아닌지 기대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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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박무진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성격이나 신념 등 여러 가지를 배제해야 했을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 제 개인적인 생각이 드라마에 들어가면 박무진 캐릭터 흔들릴 수 있다. '나 같으면 이렇게 할 텐데'라고 하면 안 됐다. 박무진은 합리적이고 데이터를 믿고 가는 사람이다. 그런 게 흔들리면 큰 일 난다. 감독님도 요구했던 부분이었다. 또 아시겠지만 여당, 야당이 있는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됐다. 박무진은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극중 테러 배후로 지목된 VIP. 마지막까지 실체를 두고 시청자들끼리 이견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저는 누구나 VIP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누구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을 두고 김실장을 통해 실행하는 거였다. 저도 '그래, 이런 모습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치열했던 차기 대통령을 노린 경쟁. 대통령은 누가 됐을까.

▶ 누가 됐다고 하기는 그렇고. 저만의 엔딩은, 저만 멋있게 보이는 것이었다. 제가 생각한 거는 이런 거였다. 권한대행으로 초반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권한대행입니다"라고 하는데, 그 대사를 옮겨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제 욕심인데, 멋있었을 것 같다.

-극 후반부에 실제 고민이 많았던 박무진의 모습을 외형적으로도 잘 보여준 느낌이다. 이유가 있는가.

▶ 오바마 대통령인가. 임기 전, 후 사진이 있었다. 그걸 봤는데 소름이 돋았다. 임기 전 모습과 달리 임기 후에는 흰머리도 많았고, 사람이 되게 늙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박무진이 가졌던) 그 고통과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싶었고, 저도 (극중) 60일 동안 그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저도 살을 뺐다.

-'지정생존자'를 통해 장르물에 도전했는데, 하고 난 후 드는 느낌은 어떤가.

▶ 재미있다. 촬영현장도 예전보다 좋아졌다.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사전에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게 됐다. 예전에는 대본도 늦게 나오고 조금씩 나올 때는, (연기하는데 있어서) 핑계가 있었다. 지금은 대본도 나와 있고, 끊김 없이 촬영을 한다. 그래서 핑계 거리가 없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근무 시간이 주 52시간도 있어서, 그 안에서 (촬영, 제작을)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그런 변화를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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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진희/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지진희에게 '지정생존자'는 삶의 전환점인가.

▶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한 쪽 면만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저의 어떤 다른 모습을 봤다면 작가님이나 관계자들이 거기에 어울리는 캐스팅 제안을 할 거다.

-이번 '지정생존자'까지 그동안 배우 지진희는 다양한 작품, 캐릭터로 대중과 만났다. 새로운 도전이 이뤄질까.

▶ 도전, 그 부분이 힘든 부분이다. 제가 뭘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하면 좋겠지만, 기다림의 연속이다. 드라마를 찍다가 끝나면,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 그게 기다림의 연속이다. 고통스럽기도 하고, 그 고통의 끝에서는 좋은 작품을 만나겠지 싶다. 물론 극복해 가는 과정이고, 그게 길어지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된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고, 그런 것에 따른 고민도 생긴다. 그 와중에 끝까지 준비하고 망가지지 않으면서, 희열을 느끼면서, 그렇게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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