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한일관계 #영화의힘 #이창동 (종합) [BIFF현장]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기자회견

부산=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10.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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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김휘선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동시대 아시아 감독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백화점 센텀 문화홀에서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세번째 살인'으로 제22회 부산영화제를 찾은 지 2년만에 다시 부산을 방문하게 됐다. 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여하는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게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안녕하세요. 제가 공항에서 직접 여기 기자회견장으로 바로 와서 정신없는 상황이다"라고 인사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 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 수상한다는 이야기 를 들었다.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하는 해에 의미있는 상을 받게 돼 기쁘다"라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제가 영화에 데뷔하며 줄곧 같은 시간을 걸어온 영화제다. 숱한 고난을 겪어오며 함께 발전해온 영화제인데, 그런 부산영화제에서 상 받게 된 것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일본어로 연출하지 않은 첫 번째 작품이자, 첫 해외 올로케이션 작품. 세계적인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가 출연해 제작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전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이미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돼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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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김휘선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처음 작업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가 일본어 밖에 못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하지만 다행히 뛰어난 통역을 만났다. 현장에서 6개월 쭉 통역해줘서 큰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평소보다 크게 의식한 것이 있다면, 직접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손편지를 써서 배우들에게 전달했다.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손편지를 써서 전달하며 이야기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 일본에서 영화를 촬영할 때도 이렇게 하는데, 이번에는 외국에서 하니까 의식적으로 손편지 쓰는 것을 더 늘려서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15년 전 배두나라는 배우와 영화를 촬영했는데 그때도 공통 언어가 없었다. 하지만 촬영하면 할수록 언어가 필요 없었다. 언어를 넘어서서 서로가 다음에 어떤길로 나가는지 보조를 맞췄다. 그런 일들이 현장에서, 이번에도 일어 났었다. 이런 것이 영화를 만드는 것의 재미가 아닌가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라고 전했다.

이날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모더레이터를 맡은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질문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고레에다 감독님은 작품과는 무관한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셔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라고 웃은 뒤 고심하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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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사진=김휘선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5년 정도 전 쯤이었는지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인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때 전세계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에 대한 지지목소리를 냈다. 저도 그때 미력하나마 목소리 내고,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부산영화제가 지금까지 잘 이어져왔고, 저도 이 자리에 잘 올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 당시 부산영화제가 대응 잘했고 잘 견뎌냈다고 생각했다. 정치적인 문제나, 고난을 겪고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연대하며, 더 깊이 연대를 내 보이면서 이런 형태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저 또한 이자리에 있다. 이 자리에는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 영화 만드는 사람 뿐 아니라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다 와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파비안에 관한 진실'을 내놓게 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는 새로운 작품을 보여줘야겠다는 부담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기획은 2014년부터 준비했다. '어느 가족' 이전부터 준비를 한 것이다. 만약 '어느 가족' 이후에 이 작품을 시작했다면 그런 부담을 느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평소에도 부담감 같은 것을 느끼지 않는 성격, 타입인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오히려 칸에서 상을 받고 뉴욕에 가서 에단 호크 섭외를 하러 갔는데 도움을 받았다"라며 "캐스팅 하러 갔더니 에단 호크가 '축하한다'라고 인사를 건네더라. 에단 호크는 '이런 시점에서 출연 제안을 거절하기 어렵겠죠?'라고 하더라. 그때 상을 받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제대로 칸 황금종려상 혜택을 받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찍으면서 동시대 아시아 감독들 이창동 감독이나 허우 샤오시엔 감독 등 같이 영화를 만드는 아시아 감독, 벗들에게 늘 자극 받고 영감을 받고 있다"라며 "저 또한 그 분들에게 보여드렸을 때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25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왔다. 저의 마음 근저에는 제가 아시아영화인이라는 생각이 크게있다. 그래서 이번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히 굉장히 감회가 깊다"라고 전했다.

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현장에서 만나는 배우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평소 제가 속한 국가나 공동체보다 영화라는 큰 공통체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 내셔널리즘과 같은 무관한 지점에 있는, 같은 가치관 공유하고 영화를 통해 이어지고 연대하는 경지에 오르는 그런 심경을 느꼈을때 정말로 행복하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런 것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3일 개막해 열흘간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감독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감독의 '말도둑들. 시간의길'이다. 폐막작은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가 상영된다. 상영작 303편 중 150편(월드 프리미어 12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0편)이 올해 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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