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때도 '야구 영상' 보는 남자, 이러니 85억을 받지

이천=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2.0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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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허경민. /사진=김동영 기자
KBO 10개 구단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스케줄은 오로지 '야구'다. 아침부터 줄곧 훈련만 한다. 저녁 시간은 주로 쉰다. 그래야 다시 뛸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간에도 야구만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 두산 베어스 허경민(31)이다.

8일 이천에서 만난 허경민은 "내가 드라마나 예능 보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봐도 도움되는 것이 그다지 없더라. 야구를 보는 것이 적성이 맞다. 예전부터 그랬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지난 5일 휴식일에도 이천 숙소에 남았다. "두 번째 휴식일에는 가려고 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허경민의 '훈련 후 라이프'는 후배 황경태(25)에 의해 알려졌다. "(허)경민이 형 방에서 1시간~2시간 정도 야구 영상을 봤다"고 했다.

이에 대해 허경민은 "(황)경태가 또 이야기를 했더라"며 웃은 후 "좀 더 잘해보자는 의미다. 야구선수는 야구로 인정을 받아야 가장 멋있다. 경태가 잘생겨서 여성 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 선수니까 야구로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마음가짐이 많이 변했더라"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신입생 박계범-강승호에 대해서도 "이들이 잘해야 두산 내야가 앞으로 잘할 수 있다. 내가 살가운 성격은 아닌데 말도 걸고, 농담도 하고 있다. 우리 팀에서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맞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 발전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난 아직 최고 레벨의 선수가 아니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다. 내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싶다. FA 계약을 했다고 나태해지지 않겠다. 전에는 반쪽짜리 선수였다. 이제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각오를 불태웠다.

허경민은 두산의 최고 핵심 선수로 꼽힌다. 2020시즌 후 FA가 됐고, 두산이 최대 7년 85억원을 베팅하며 눌러 앉혔다. 모기업 재정난으로 인해 자금 운영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거액을 썼다. 그만큼 허경민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좋은 선수임은 확실하다. 마인드도 강력하다. 최대 7년이 보장되어 있는데도 만족을 모른다. 쉴 때도 야구 영상을 찾아보는 남자. 후배들까지 잘 챙긴다. 두산이 예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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