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율. |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야수의 투수 기용은 익숙한 모습이다. 불필요한 불펜 소모를 막기 위해서다. 그래서 점수 차이가 너무 크면 마지막 이닝 정도는 야수가 책임지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강태율은 왜 1이닝도 아니고 ⅓이닝을 막으려고 마운드에 올랐을까?
허문회 감독은 23일 수원 KT 위즈전에 앞서 이 배경을 설명했다. 허 감독은 "투구수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즉, 웬만하면 오현택으로 경기를 마치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상황이 여의치 않게 흘러갔던 것이다.
롯데는 이날 두산에 7회까지 1-12로 뒤졌다. 2차례 공격에서 역전은 쉽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7회초 1사 후, 오현택을 네 번째 투수로 구원 투입했다. 오현택은 1-13으로 멀어진 9회초, 2아웃을 잡고 권민석을 실책으로 내보냈다. 오현택의 투구수는 25개가 됐다. 끝나야 할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 결국 포수 강태율이 마운드로 올라갔다.
허문회 감독은 "오현택의 투구수를 최대 30개로 잡고 있었다. 25개에서 한 타자를 더 상대하면 30개를 초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말 경기도 있기 때문에 선수 보호 차원이었다"고 덧붙였다.
7회에 이미 가능성을 타진했다. 허 감독은 "7회에 계산을 해봤더니 아웃카운트 1~2개 정도가 부족할 것 같았다. (강)태율이에게 물어봤다. 가운데 던질 수 있다고 답하더라"고 돌아봤다.
강태율은 "그냥 캐치볼 하듯이 가운데만 보고 던졌다. 그래도 가운데로 잘 가지 않더라. 투수들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