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안 따라줘요" NC, 선수 1명 추가... 이동욱 감독 '고심'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5.23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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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
"경기 하기도 바빠요."

NC 다이노스가 바쁘게 1위를 추격하고 있다. 최근 2연패로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여기에 또 다른 고민이 있다. '20인 보호선수'다. 이용찬(32) 영입에 따라 보상선수를 줘야 한다. 일단 이동욱(47) 감독은 말을 아꼈다.


NC는 20일 FA 이용찬 영입 소식을 알렸다. 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속전속결로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다음이 남았다. 보상선수다. 이용찬의 FA계약은 22일 공시됐다. NC는 사흘 이내에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넘겨야 한다. 25일까지다. 그러면 두산이 다시 사흘 안에 1명을 택하면 된다. 28일까지다.

보호선수 20인 선정은 결국 머리 싸움이다. 모든 선수를 묶을 수 없다. 최대한 출혈을 피해야 한다. 일단 두산은 명단을 보고 필요한 선수를 데려온다는 계획이다. 결국 두산의 '니즈'를 NC가 잘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이런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다. 21일 트레이드를 통해 정진기(29)와 정현(27)을 데려온 것. 김찬형(24) 1명을 보냈다. 내야와 외야에 백업 멤버로 쓸 생각으로 데려왔다. 정진기는 22일 선발로 출전하기도 했다. 정현 또한 곧 그라운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보면, 1명을 보내고 2명이 왔으니 선수 1명이 더 추가된 셈이다. 이는 곧 보호선수 20인을 묶을 때 고려할 점이 하나 더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트레이드 하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김찬형은 고민이 되는 선수이기는 했다. 그러나 박준영(24)이라는 대안이 있다. 게다가 김찬형은 미필이고, 박준영은 군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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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FA로 영입한 이용찬.
이에 대해 이동욱 감독은 "내가 머리가 안 좋아서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경기하기도 바쁘다. 그런 것까지 다 따지면서 하기가 어렵다"며 웃었다. 표정에는 곤란함이 묻어났다.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 전력감을 데려왔는데 혹여 보상선수로 빠지면 졸지에 1대1 트레이드가 되기 때문이다.

정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 1명이 아쉬운데 허투루 짤 수도 없다. 큰 틀에서 보고 있다. "구단이 해야 할 역할도 있다. 결국 정해지면 나는 '고, 스톱'만 정하는 것이다. 내가 짜는 20인과 구단이 짜는 20인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핵심은 '우리가 가는 방향'이다. 이것만 세팅이 되면 답은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방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기 어렵지만, 20인 명단 작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NC는 '윈나우' 팀이다. 당장 2020년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 다시 도전한다. 동시에 '미래'도 본다. 이동욱 감독은 재계약 후 "다이노스의 문화가 있다. 우리가 가는 큰 길을, 더 멀리 보며 도전하겠다"고 했다.

멀리 본다면 젊은 자원을 지키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젊고 어린 선수가 많다. 구창모(24)와 송명기(21)는 좌·우완 에이스이며, 신민혁(22), 박준영(24), 김영규(21), 박정수(25) 등도 1군에서 꾸준히 뛰고 있다. 2군에도 소이현(22), 안인산(20), 최정원(21) 등 유망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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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두산이 양의지 보상선수로 지명해 NC에서 데려온 이형범.
이쪽을 먼저 지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시 전력인 베테랑들을 묶을 수도 있다. 특히나 NC는 베테랑 대우가 후한 구단으로 꼽히고, 현재 선수단에 '창단 멤버'도 꽤 많다. 그렇더라도 우선 순위를 꼽자면 유망주 쪽이 유력해 보인다.

두산이 '안 데려갈 것 같은' 선수를 푸는 쪽이 가장 좋다. 그러나 가늠이 쉽지 않다. 두산은 과거부터 '좋은 선수'라고 판단하면 포지션과 무관하게 데려갔다. 여차하면 트레이드 카드로 써도 된다. 이흥련(32)이 그랬다. 2016년 이원석(35)의 보상선수로 영입해 2020년 트레이드 했다. 받아온 선수가 이승진(26)이다. '대박'이 터졌다.

동시에 두산 또한 유망주가 필요하다. '화수분'이라 불리는 두산이지만, 이제는 주축들이 대부분 30대다. 두산도 미래 대비가 필요한 상태다. 박계범(26)-강승호(27) 지명도 나이가 중요한 결정 요소였다.

이미 NC는 양의지 영입 때 보상으로 줬던 이형범의 활약을 봤다. 이형범은 2019년 10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66을 찍으며 두산의 필승조이자 마무리가 됐다. 양의지 영입으로 우승까지 맛봤지만, 보낸 자원이 아쉬운 것은 또 어쩔 수 없다.

NC의 '고민의 시간'이다. 이동욱 감독도 고심이 깊다. "머리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만큼 생각할 것이 많다는 뜻도 된다. 과연 NC가 이번에는 20인을 어떻게 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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