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정현, 이지현, 김주연 여자 대표 코치, 방신실(왼쪽부터)./사진=대한골프협회 |
26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3라운드가 열렸다.
마지막 3개 조에 이동식 스코어보드가 운영됐는데, 'KOREA'가 쓰여있는 파란 모자에, 파란 바지를 입은 여성들이 보드를 들고 있었다. 그 주인공들이 바로 현재 여자 국가대표인 이지현(19·서울컨벤션고), 방신실(17·비봉고), 이정현(15·운천중)이다. 이들이 왜 골프채가 아닌 스코어보드를 들었을까.
대한골프협회(KGA)에 따르면 세 선수들은 자원봉사를 위해 보드를 들고 18홀을 돌았다. 가위바위보 끝에 자신이 스코어보드를 들고 갈 조가 결정됐다. 김주형(19·CJ대한통운)-이준석(33)-변진재(32)가 나선 챔피언 조의 스코어보드를 이지현이 들었고, 박상현(38·동아제약)-이태희(37·OK저축은행)-강경남(38)이 함께 경기한 조에 방신실이 배정됐다. 막내 이정현은 이태훈(31·DB손해보험)-김비오(31)-김진성(32) 조와 함께 했다.
보통 경기 진행을 돕는 자원봉사자는 일반인이거나 골프지망생이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대회 운영사에서 아르바이트를 고용한다. 그런데 이번 대회엔 국가대표들이 자원해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프로들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운 세 선수들은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도 큰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선수 중 대표로 이정현이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요즘 코로나 때문에 프로 대회에 갈 수 없는 데다, 이번엔 코스 안에서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지원했다"고 자원봉사를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정현은 "프로님들을 가까이서 보며 배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웃은 뒤 "여자 프로들과는 다른 스타일로 치는 게 많더라. 특히 그린 주변 쇼트 게임 등의 여러 가지 기술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성숙한 플레이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당찬 소감을 전했다.
이들을 비롯한 아마추어 국가대표 선수들은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의 지원으로 이곳에서 합숙 훈련을 하며 실력을 키워왔다. 세 선수는 최종라운드에서도 자원봉사에 나선다. 배정될 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원봉사에 나선 아마추어 여자 골프 국가대표 방신실-이지현-이정현(왼쪽부터)./사진=대한골프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