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대체 무슨 죄냐" 코로나19에 무방비 공포, 현장 목소리는?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7.14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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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시즌 일정이 중단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의 모습. /사진=뉴스1
"솔직히 방역 수칙을 어긴 게 아니라면 확진자가 무슨 죄인입니까. 오히려 현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요. 후반기에 절대 확진자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한 구단 현장 관계자의 말이다.


KBO 리그가 코로나19 이슈로 멈췄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은 12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시행됐다. 정은경(56)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4차 유행 단계에 진입했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가파른 상승세에 있다"고 밝혔다. 이제 오후 6시 이후에는 3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에 따라 2명까지 만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비수도권 지역도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및 개별 방역 조치를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의 조치에 발맞춰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움직였다. KBO는 12일 "전 사회적인 코로나 19의 급속한 확산 및 선수단 내 확진자와 다수의 밀접 접촉자 발생으로 13일부터 18일까지 전 경기를 순연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1군 엔트리 기준 선수(코칭스태프 제외) 50% 이상 확진 및 자가 격리 시 2주 간 해당 경기를 순연한다"는 내용을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추가했다. 이어 "해당 경기는 추후 편성되며 앞으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즌 720경기를 정상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후반기 일정은 도쿄 올림픽 휴식기를 마친 뒤 8월 10일부터 재개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는 한 확진자가 또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A구단 관계자는 "두산과 NC에서 확진자가 나왔지만 다른 구단에서도 확진자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방역 수칙을 잘 지킨다고 하더라도 야구는 단체 스포츠다. 더그아웃에서, 라커룸에서 30명 넘는 인원들이 왔다갔다 한다. 샤워실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다. 사실상 단 한 명만 확진 판정을 받아도 모두가 공포에 떨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약 KBO 리그 구성원이 방역 수칙을 어겨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으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방역수칙을 어기면 (즉시 영업을 정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강력히 적용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았나. 이번에 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NC 구단은 "방역 당국 역학조사에서 방역 수칙 위반이 확인될 경우, 리그 코로나 대응 매뉴얼에 따라 구단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연히 모든 야구 팬들이 NC의 결정을 차분하게 지켜볼 것이다.

문제는 방역 수칙을 잘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다. 사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확진자는 환자가 아닌 마치 죄인을 대하는 듯한 시선 속에서 바이러스와 싸웠다. 때로는 인권 침해도 당했다. 누군가를 특정할 수 있는 소중한 개인 정보와 동선이 손가락질을 받으며 노출되기도 했다. B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가장 두려워하는 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선수들이다. 모든 KBO 리그 구성원들이 백신을 맞고 시즌을 시작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선수들은 버스로 원정 이동을 할 때에도 휴게소를 이용한다. 또 한 시즌 동안 절반은 원정 숙소 생활을 하는데 아무리 조심해도 운이 나쁘면 걸릴 수 있지 않나. 현장은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고 봐야 한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KBO 리그는 전 세계의 관심 속에 뒤늦은 출발을 알리며 큰 박수를 받았다. KBO와 10개 구단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 그리고 관계자 등 모든 구성원들이 방역에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단 한 차례의 리그 중단 없이 한국시리즈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결국 올림픽 휴식기를 코앞에 두고 리그 중단 사태를 맞이했다. 이제 KBO 리그 구성원 모두가 백신을 맞지 않는 이상, 현장은 계속 코로나19 감염 공포에 떨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심판과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치어리더, 배트걸, 배트보이 등 그라운드 주인공들의 건강과 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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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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