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바꿨다'... "변했다"는 코치 직언에 사령탑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8.27 05:27
  • 글자크기조절
image
김원형 SSG 감독.
감독 첫 해에 성적이 조금씩 나니 욕심이 났다고 솔직하게 공백한 사령탑이 있다. 김원형(49) SSG 감독의 이야기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평정심을 되찾기 위해 변화를 줄 타이밍이라고 봤다. 이것이 코칭스태프 개편의 배경이다. 그런데 바꾼 첫날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SSG는 26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줬다. 조원우(50) 2군 감독이 1군 벤치코치로 이동했고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가 퓨처스팀 배터리 코치로 이동했다. 최경철 퓨처스 배터리코치가 1군 배터리코치를 맡는다. 스캇 플레처 1군 타격·수비 코디네이터와 브랜든 나이트 1군 투수코치 등 외국인 코치는 모두 퓨처스로 이동했다.


조원우 코치가 1군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2군 사령탑 공백은 퓨처스팀 총괄코치를 맡게 된 김석연 코치가 그 역할을 메울 예정이다.

경기에 앞서 만난 김원형 감독 "조원우 2군 감독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코칭스태프 개변 배경에 대해 밝혔다.

또 김 감독 스스로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팀 분위기를 고려하며 가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경기 승패에만 몰두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 것이다. 코칭스태프의 직언도 있었다. 김 감독은 "주변 코치들이 '감독님이 변했다'고 얘기하더라나. 스스로는 변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평정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았으면 쭉 갔을 것이다. 스스로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내가 직접 코칭스태프 개편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조원우 벤치코치, 김민재 수석코치와 SK, 롯데 등을 함께 거치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랬기 때문에 조원우 코치에게는 2군을 맡겼고, 김민재 코치는 수석에 임명한 것이다. 팀이 위기에 빠지자 조원우 코치까지 불러들이게 됐다.

김 감독은 "벤치코치, 수석코치 시스템이 특이해 보일 수 있는데, 이미 각자의 역할 등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며 "조원우 코치가 야수 경험이 풍부한 만큼 나보다는 시야가 넓다. 타격 쪽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선수들과 스킨십도 좋은 분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충격 요법은 바로 통하지 않았다. 이날 SSG는 5-10으로 져 5연패에 빠졌다. 이제 7위 두산과는 1게임차 밖에 되지 않는다. 사정권에 들어섰다. 자칫하다가는 하위권 추락이다.

이날 경기서는 모처럼 대포가 터졌다. 후반기 들어 장타력이 급감했던 타선이었다. 전반기 OPS 0.776으로 2위였는데, 후반기 들어서는 0.689, 7위로 부진했다.

3회 고종욱, 5회 김성현, 7회 한유섬이 각각 솔로포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바꾸긴 했다. 하지만 바로 실점을 하면서 흐름을 빼앗긴 것이 아쉬웠다. 3회말에는 황재균과 호잉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줬고, 5회말에는 강백호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7회말에서는 1사 1, 3루에서 배정대에게 희생플라이 허용했다. 이렇듯 득점을 한 뒤 실점이 바로 이어지는 상황 탓에 분위기를 탈 수가 없었다. 추격 의지는 꺾였고, 마운드는 무려 10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후반기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이다. 변화 첫 날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어지는 경기에서는 변화가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