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완전무장' 벼르고 나왔는데... 이민호는 "몰랐다" [★잠실]

LG 이민호가 10일 잠실 한화전 승리 후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한동훈 기자

한화 이글스가 '천적' LG 트윈스 이민호를 공략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를 동원했지만 실패했다. 이민호는 자기 약점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한낱 '숫자'로 만들었다.

이민호는 10일 잠실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전에 선발 등판,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호투했다. LG는 2-0으로 깔끔하게 이겼다. 4연패 후 연승에 시동을 걸었다. 한화는 이민호에 대비한 특별 타순을 꾸렸으나 소득이 없었다. 심지어 이민호는 자신을 저격한 타순인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민호는 전날까지 한화전 통산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0을 기록했다. 천적이 따로 없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이민호를 극복하기 위해 파격 승부수를 뜨웠다. 포수 최재훈을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9명 중 우타자 8명을 배치했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최재훈이 타석에서 투수와 카운트 싸움에 능하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가 먼저 나가고 후속 타자가 도와주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닥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민호가 좌타자 피안타율 0.200, 우타자 피안타율이 0.260 정도다. 우타자만 배치해도 괜찮을 정도의 차이다. 또 이민호가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모습이 다르다"라 지적했다. 주전 2루수 정은원도 빠졌다.


실제로 이민호는 올해 피안타율 좌타자 상대 0.201, 우타자 상대 0.263다. 피OPS는 주자 있을 때 0.815, 주자 없을 때 0.576였다. 수베로 감독의 파격 라인업 근거는 충분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이민호를 흔들 수는 없었다.

이민호는 최재훈을 한 차례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첫 피안타는 4회에나 나왔다. 그나마 2사 후, 유일한 좌타자 하주석에게 맞았다. 주자 있는 상황이 됐지만 이민호는 후속 김태연을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했다. 한화는 7회까지 안타 1개, 볼넷 1개로 2명이 간신히 1루를 밟아 이민호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지 못했다.

경기 후 이민호는 한화의 이런 계획에 대해 "몰랐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민호는 "제가 우타자 피안타율이 더 높아요?"라며 오히려 화들짝 놀랐다. 이민호는 올해만 우타자에게 더 약할 뿐 통산 기록은 좌타자 0.258, 우타자 0.224로 우타자에게 더 강하다.

이민호는 "작년에는 지금보다 제구에 자신이 없었다. 우타자가 더 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상관없다"며 웃었다.

한화에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밸런스가 좋다. 우연히 올해 로테이션에 한화를 자주 만난다. 결과가 좋아서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니까 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비결은 없고 열심히 던진다"고 답했다.

이민호는 "내가 제구를 못하고 볼넷을 5개씩 주고 한화가 한 방 터뜨리면 나도 와르르 무너진다. 내 공 잘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팀을 만나도 자신있게 던지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