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인 중 최다 5실책, 페레즈가 수상하다... 'ML 유틸리티 위용 어디로'

대전=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9.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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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
한화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30·베네수엘라)는 내·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이다. 그럼에도 외야 수비에서 치명적인 포구 실책을 저질러 팀을 위기에 빠뜨렸다. 대체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하고 있다. 여기에 주간 타율 1위까지 했던 그가 만루에서 두 번이나 기회를 날려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한화는 개막부터 함께했던 라이온 힐리(29·미국)가 부진하자 과감히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대체 외인으로 페레즈를 데려왔다. 경력이 화려하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페레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시작으로, 밀워키 브루어스, 시카고 컵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10시즌 통산 651경기에서 타율 0.250, 45홈런, 180타점을 기록했다.


한국에 온 뒤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8월에는 12경기서 타율 0.261(46타수 12안타) 10타점 5득점 2홈런을 기록했다. 9월 들어서 점차 상승세를 타더니 9월 셋째 주 기간인 14일부터 19일까지 6경기 동안 타율 0.458(24타수 11안타)을 찍었다. KBO 리그 10개 구단 타자들 중 주간 타율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8월에 쳤던 안타 개수를 9월 한 주에 다 몰아친 셈이다. 그리고 지난주엔 타율 0.304(23타수 7안타) 2타점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수비는 더 대단하다. 포수를 제외하고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모든 포지션에서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선수다. KBO리그에서도 여러 포지션에서 뛰고 있다. 37경기를 뛰는 동안 벌써 6개(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좌익수, 우익수)의 포지션을 소화했다.

그런데 28일 대전 키움전에서는 페레즈답지 않은 모습을 노출했다. 이날은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다.


이날 페레즈는 키움 좌완 선발 에릭 요키시를 상대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2루 뜬공, 4회 2사 2루에선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다음 두 타석이 가장 아쉬웠다. 0-1로 끌려가던 6회말 무사 만루에서 하주석이 헛스윙 삼진, 노시환이 1루 파울플라이 아웃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커졌다. 다음이 페레즈의 타석이었다.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커브를 받아쳤지만 3루 땅볼이 되면서 한화의 무사 만루 기회가 무득점으로 끝났다.

8회에서도 페레즈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1-1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 정은원의 안타와 최재훈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하주석이 희생번트를 댔다. 1사 2 ,3루가 되자 키움 벤치는 노시환을 자동 고의4구로 보낸 뒤 페레즈와 승부를 택했다. 바뀐 투수 좌완 김재웅을 상대하게 된 페레즈는 7구째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으나 방망이를 돌려보지도 못한 채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까지 더하면 3번의 득점권 기회를 놓친 셈이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노출했다. 이날은 페레즈의 올 시즌 세 번째 좌익수 출장이었다. 상황은 8회 벌어졌다. 2사에서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주현상의 2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렸는데 높이 떴다. 달려 나오던 페레즈는 글러브를 내밀었으나 공을 포구하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이 틈을 타 이정후가 2루까지 진루해 순식간에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한화에겐 대위기였다. 다음 타자가 2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박병호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바뀐 투수 김종수가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지만 역전을 허용하는 치명적인 실책이 될 뻔 했다. 37경기 만에 5번째 실책을 범했다.

대체 외국인 타자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키움 윌 크레익(27), LG 저스틴 보어(32), KT 재러드 호잉(34)이 나란히 3번의 실책을 했다. 한 때 최고의 활약으로 재계약이 당연했던 페레즈였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불안감이 커졌다. 페레즈가 남은 경기서 반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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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좌익수 페레즈(오른쪽)가 28일 대전 키움전 8회초 2사에서 키움 이정후의 뜬공 타구를 놓친 뒤 다시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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