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에 타율도 0.224... 그래도 두산에는 '천유'가 필요하다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0.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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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가 2일 잠실 삼성전 8회초 김상수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 1루로 송구하고 있다.
"김재호가 타구 처리 능력은 최고죠."

두산 베어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6)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감탄이 나오는 수비를 뽐냈고, 안타와 타점도 생산했다. 김태형(54) 감독이 믿는 이유가 다 있었다.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2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6-0의 완승을 거뒀다.

투타 모두 압도적이었다. 우선 선발 최원준이 8이닝 무실점으로 삼성 타자들을 눌렀다. 타선은 장단 13안타를 때리며 6점을 뽑았다. 김재환이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을 일궈냈고, 정수빈이 3안타 1타점을, 박건우가 2안타 1타점을 더했다.

또 다른 주역은 김재호다.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재호는 교체 없이 풀로 경기를 뛰었고, 1안타 1타점 1득점을 생산했다. 그리고 수비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3회초 1사 후 김상수의 땅볼 타구를 안정감 있게 처리했다. 4회초에는 2사 후 강민호의 땅볼 타구가 자신에게 왔고, 이번에도 문제는 없었다. 특유의 부드러운 수비가 돋보였다.

8회초에는 환상적인 수비가 나왔다. 첫 타자 강한울의 안타성 타구를 탁월한 위치 선정을 통해 직선타로 처리했다. 2사 후에는 김상수가 다시 한 번 중전 안타성 타구를 쳤다. 정상 포지션을 서고 있던 김재호가 2루 베이스 쪽으로 움직였다.

빠른 대응을 통해 공을 낚아챘고, 균형이 살짝 흐트러진 상태에서도 정확하게 1루로 송구해 타자 주자를 잡았다. 감탄을 자아내는 호수비. 더그아웃에서도 '와' 하는 탄성이 나왔다.

올 시즌 기록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69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고, 타율 0.224, OPS 0.604가 전부다. 박계범, 강승호, 안재석 등 후배들이 유격수로 나서는 일이 더 많다. 어깨 등에 입은 부상으로 인해 자리도 꽤 길게 비웠다.

그래도 김재호는 김재호다. 유격수 수비에서 안정감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천재 유격수'라 하여 '천유'라 불린다. 박계범-강승호-안재석이 넘을 수 없는 격차가 있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가 아직도 왼쪽 어깨가 정상은 아니다. 타격할 때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재호가 유격수를 볼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 나이가 있기에 가장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좌우 수비 폭이 아무래도 줄어들기는 했다. 그래도 타구 처리 능력은 아직 최고다"고 호평을 남겼다.

두산의 내야진은 세대교체중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최주환(SSG)과 오재일(삼성) 보상선수로 각각 강승호-박계범을 데려온 것도 징검다리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다. 차세대 유격수 안재석도 무럭무럭 성장중이다.

김재호도 서서히 주전 유격수의 지위를 내려놓고 있다. 그렇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김재호가 자신의 플레이를 통해 "나 아직 안 죽었다"를 외치고 있다. 아직 두산에는 '유격수 김재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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