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조 감독의 쓴소리는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5라운드 순연경기 0-1 패배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이날 패배로 파이널A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가운데, 남은 시즌을 파이널B(하위스플릿)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동기부여와 관련된 답변 과정이었다.
조 감독은 "내적 동기부여와 외적 동기부여가 있겠는데, 무엇보다 선수들 자체적으로 끌어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던 시즌 초반처럼, 다시 각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가했다. 최근 팀 성적이 그야말로 180도 달라진 가운데,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노력이 앞서 보여줬던 것과는 달라졌다는 게 그의 진단인 셈이다.
그동안 '생존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인천은 시즌 막판이 돼서야 기적처럼 살아나는 팀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달랐다. 4월 중순 이후부터 일찌감치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한때 8경기 연속 무패(4승4무)를 달리는 등 15경기에서 단 2패(8승5무)만을 허용할 정도로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한때 인천의 시선은 파이널A를 넘어 아시아 무대로까지 향했다.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조성환 감독도 답답한 노릇이다. 이대로라면 전과 달랐던 성과들이 그저 우연으로 비치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시즌으로 남게 될 수도 있는 상황까지 내몰렸으니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가 이례적인 쓴소리를 통해서라도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시 일깨우려 하는 이유다. 조 감독은 "상반기 때 좋았던 결과들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면서 "선수들이 한 발 더 뛰고 노력한 결과였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하면서 이뤄낸 성과였다"며 선수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K리그에 일으켰던 '돌풍'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조 감독은 "그런 걸 다시 이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안주하지 않았나 싶다"며 "1차 목표(파이널A)는 힘들어졌지만 잘 이겨내서 팬 여러분께 말씀드린 대로 강등권 싸움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A매치 휴식기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원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한 인천은 승점 37점(10승7무15패)으로 8위에 머물렀다. 강등권인 11위 강원과는 4점 차, 최하위 광주FC와는 8점 차이인데, 각각 2경기와 1경기 인천보다 덜 치렀다. 그 사이에 9위와 10위에 올라 있는 FC서울과 성남FC(이상 승점34)는 최근 반등에 성공한 상태. 조 감독의 표현대로 선수들의 각성이 없다면,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쟁은 올 시즌 역시 또 불가피하다. 예년과는 달랐던 인천의 올 시즌 전반을 돌아보면 참 허무한 일이다.
10월 6일 기준 K리그 중간순위. /사진=K리그 SNS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