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각성해야" 인천의 허망한 추락, 감독도 이례적 쓴소리

인천=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10.0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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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조성환(51)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의 늪에 빠지면서 올 시즌 1차 목표였던 파이널A(상위스플릿) 진입이 좌절된 직후다. 그동안 결과와 패배를 대부분 자신의 탓으로 돌려 온 조 감독 성향을 돌아보면 이례적인 작심발언이다.

조 감독의 쓴소리는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5라운드 순연경기 0-1 패배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이날 패배로 파이널A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가운데, 남은 시즌을 파이널B(하위스플릿)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동기부여와 관련된 답변 과정이었다.


조 감독은 "내적 동기부여와 외적 동기부여가 있겠는데, 무엇보다 선수들 자체적으로 끌어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던 시즌 초반처럼, 다시 각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가했다. 최근 팀 성적이 그야말로 180도 달라진 가운데,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노력이 앞서 보여줬던 것과는 달라졌다는 게 그의 진단인 셈이다.

그동안 '생존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인천은 시즌 막판이 돼서야 기적처럼 살아나는 팀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달랐다. 4월 중순 이후부터 일찌감치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한때 8경기 연속 무패(4승4무)를 달리는 등 15경기에서 단 2패(8승5무)만을 허용할 정도로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한때 인천의 시선은 파이널A를 넘어 아시아 무대로까지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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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데 지난 8월 29일 울산현대전 2-3 패배를 시작으로 날개를 잃은 듯 추락했다. 최근 7경기 성적은 1무6패,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단 1골도 넣지 못할 만큼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결국 인천이 바라보던 파이널A 문은 굳게 닫혔다. 이제 남은 시즌은 파이널B에서 잔류와 강등을 놓고 다퉈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성환 감독도 답답한 노릇이다. 이대로라면 전과 달랐던 성과들이 그저 우연으로 비치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시즌으로 남게 될 수도 있는 상황까지 내몰렸으니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가 이례적인 쓴소리를 통해서라도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시 일깨우려 하는 이유다. 조 감독은 "상반기 때 좋았던 결과들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면서 "선수들이 한 발 더 뛰고 노력한 결과였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하면서 이뤄낸 성과였다"며 선수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K리그에 일으켰던 '돌풍'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조 감독은 "그런 걸 다시 이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안주하지 않았나 싶다"며 "1차 목표(파이널A)는 힘들어졌지만 잘 이겨내서 팬 여러분께 말씀드린 대로 강등권 싸움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A매치 휴식기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원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한 인천은 승점 37점(10승7무15패)으로 8위에 머물렀다. 강등권인 11위 강원과는 4점 차, 최하위 광주FC와는 8점 차이인데, 각각 2경기와 1경기 인천보다 덜 치렀다. 그 사이에 9위와 10위에 올라 있는 FC서울과 성남FC(이상 승점34)는 최근 반등에 성공한 상태. 조 감독의 표현대로 선수들의 각성이 없다면,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쟁은 올 시즌 역시 또 불가피하다. 예년과는 달랐던 인천의 올 시즌 전반을 돌아보면 참 허무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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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기준 K리그 중간순위. /사진=K리그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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