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레코드', 김종관 감독이 본 '진짜' 신세경.."삶의 철학 얻길"[★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11.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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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감독 /사진제공=seezn(시즌)


김종관 감독이 '어나더 레코드'를 통해 '진짜' 신세경의 모습을 담아냈다. 그는 '어나더 레코드'를 통해 시청자들이 삶의 철학을 얻어가길 바랐다.

'어나더 레코드'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늘 가깝게 존재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배우 신세경의 공개된 적 없는 특별한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조제',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 감성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호평을 받아온 김종관 감독이 다큐멘터리에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냈다. 그는 '어나더 레코드'를 통해 시네마틱 리얼 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신세경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 담아냈다.

-시네마틱 다큐멘터리 '어나더 레코드'를 연출한 계기는 무엇인가.

▶ '어나더 레코드'는 처음에 제가 기획한 건 아니었다. '배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다'며 의뢰가 왔었다. 요즘 제가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고 있다. 진지하지 않으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종종 보곤 하는데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가벼운 듯한 삶의 철학이 보여지는 다큐멘터리에 매력을 느꼈다. 제가 하는 창작의 연장 선상에서 재밌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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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감독 /사진제공=seezn(시즌)


-넷플릭스를 통해 '페르소나'를 공개했다. 이번엔 seezn(시즌)을 통해 '어나더 레코드'를 공개하게 됐는데.

▶ 제가 영화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다른 도전을 즐기는 것 같다. 자주 극장에서 영화 개봉하는 것에 의미를 둘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여러 매체들이 생기고 최근에는 제가 전시 상영을 위한 영화도 만들고, 때로는 뮤직비디오를, 때로는 유튜브 공개 영화, 때로는 넷플릭스 공개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새로운 OTT나 새로운 기반에서 무언가를 보여주고 오픈하는 이 과정들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다. 저는 '기회가 있으면 해보자'라는 주의다. 하면서도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어나더 레코드'는 하고 싶었던 창작 형태들 안에서 자유롭게 해볼 수 있고 재밌게 해볼 수 있는 제안이었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해보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많이 있었다.

-'어나더 레코드'를 기획한 의도는 무엇인가.

▶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엔 스스로 드러내는 거다. 범위라는 것도 그렇고, 사실 쉬운 건 아닌 것 같다. 배우는 재밌게 극영화를 하고, 저는 만들어진 대사로 가상의 이야기를 한다. 그 순간엔 배우들은 만들어진 이야기의 가면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면에서는 본인들이 쓴 가면을 벗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짜 이야기를 만들면서 배우들의 진짜 감정과 얼굴을 보는 재미가 있다. 다큐멘터리는 어느 면에서 사실로 보여진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많이 노출이 되니까 방어적인 모습도 있다. 그 안에서 어떻게 해야 관객들이 배우의 일면을 볼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했다. 감정, 속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한 사람의 취향, 가치관 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어나더 레코드'의 주인공은 왜 배우 신세경이었나.

▶ 다큐멘터리를 하려면 대상이 중요하다. 신세경 배우에 대한 매력과 호감이 있었다. 배우로서 사는 삶에서도 재밌는 부분이 있고, 그 외 자신의 삶, 유튜브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되는 모습을 통해 삶의 균형이 좋다고 생각했다. 제 주변에는 영화 일을 하니까 강박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당장의 행복, 현재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 재밌게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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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eezn(시즌) 오리지널 영화 '어나더 레코드' 신세경 스틸


배우로서의 호기심도 있지만, 이 배우가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현재 삶에 대해 생각하더라. '어떻게 해야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하는 부분이 있더라. 그런 부분들이 세상에 대해서 공감을 잘했고, 세상에 대한 질문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나더 레코드'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여러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구성이다. 신세경 배우는 이러한 부분을 재밌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신세경에게도 부담이 있었을 것 같은데.

▶ 극 영화에서는 마음대로 침범을 할 수 있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진짜 삶을 담는 건 조심스럽다. 만남의 몇 년 과정을 추적하는 것도 아니고 기획 방향처럼 너무 딥하고 아주 진지하게 프로젝트를 가져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취향, 낯선 사람과의 대화 안에서 그 사람의 내면이 깊게 보이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했다. 그건 부분에 있어서 신세경 배우에게 '나를 믿고 같이 하자'라고 했었다. 어찌됐든 배우의 용기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신세경 배우는 쉽지 않은 용기를 내어준 것이다. 이 작업이 잘 마무리가 되고 여기에 나오는 모든 출연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고, 보는 사람들은 가볍게 보지만 이들을 통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그 안에서 한 두 개씩 삶의 철학을 얻어갈 수 있는 영화였으면 했다.

-처음 만난 신세경과 작업 후의 신세경의 달랐던 점은 있었나.

▶ 처음에 가진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터뷰를 통해, 연기를 통해, 유튜브를 통해 봤던 신세경 배우의 모습과 사전 인터뷰를 할 때 여러가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영화에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연장선상의 매력을 느꼈다. 안전한 걸 추구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본인의 도전을 이어가지만 대단한 용기와 뚝심이 있는 사람이더라.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무언가 있는 사람이다. 건강함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촬영할 때 인식이 많이 바뀐다. 여러 사람들과 정해지지 않은 대본 속에서 속 생각을 들려준다. 그런 부분에서 재밌게 느꼈고, 현장에서 많은 집중을 해도 전체를 못 보는 것도 있다. 편집할 때 이 사람의 생각이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배우의 삶을 살지만 배우의 축이 아니라 삶의 집중하는 모습, 내가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삶이 행복할 수 있는지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는 면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시간이 재밌었다. 저라는 창작자한테도 도움이 됐다. 신세경 배우에게도 '어나더 레코드'가 모험처럼 느껴져서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면, 같이 즐겁겠다라는 생각이 마무리할 때 쯤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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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감독 /사진제공=seezn(시즌)


-신세경과 작업하면서 놀랐던 지점이 있었나.

▶ '어나더 레코드' 속 내용을 보면 신세경 배우가 '변화를 두려워 하는 사람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안정을 추구한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저는 신세경 배우가 모험심이 있고, 신세경 배우의 그런 부분들을 발견하는 게 재밌었다. '어나더 레코드'는 큰 줄거리가 있지 않고, 제가 대사 방향성을 정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신세경 배우는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하더라. 이건 본인 자체가 많이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신세경 배우라는 사람의 매력으로 느껴졌다.

-'어나더 레코드'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 현재의 행복. 어떻게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다. 사람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강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미래에 행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노력하는 부분도 맞지만 현재의 자신이 큰 데미지를 입으면 안된다. 신세경 배우가 가지고 있는 균형이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어나더 레코드' 속 등장하는 사람들은 이방인이다. 태어나서 (배경이 된 서촌에서) 자라난 게 아니라 공통점을 느껴서 흘러 들어온 사람들이다. 또 다른 사람들의 속도와 달리 도전을 하면서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 이들이 연결 지어지는 게 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영화를 통해 조금 우울한 이야기들을 하긴 했지만 그것도 삶의 부정이나 그림자를 보면 긍정이나 빛을 더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욕심으로 했다. '어나더 레코드'는 애초에 긍정적인 요소에 대한 것에 많이 생각을 해봤다. 행복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말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그대로 하라는 건 아니다. 모두들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신세경 배우도 어떻게 보면 보수적으로 볼 수 있지만, 대단한 용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어나더 레코드'는 계속되나.

▶ 저는 만들어진 이야기가 더 즐거운 사람인데, '어나더 레코드'를 하면서 제 인식이 바뀐 것 같다. 극영화 할 때 2~3개를 배운다면, '어나더 레코드'를 통해서는 10개, 20개를 배운 거 같은 느낌이다. 다른 걸 창작하는 것에 있어서도 인풋이 될 수 있는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나더 레코드'를 계속 하고 싶다. 사람들이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 해주면 저도 용기를 내서 해보고 싶다. 지금은 잘 아는 범위 내에서 해봤지만, 한다면 또 다른 모험을 해볼 수 있다. 그 다음에 할 때는 (배경이 된 서촌이 아닌) 조금 더 먼 곳에 가서 할 수도 있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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