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3개 범실하고도...' 1위팀의 진땀승, 맏언니들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11.05 23:00
  • 글자크기조절
image
현대건설 선수들이 득점 성공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KOVO
분명 낯설었다. 1위팀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여자부 1라운드에서 페퍼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6연승에 성공, 1라운드 전승을 이끌어냈다. 페퍼저축은행은 5연패 늪에 빠졌으나 창단 처음으로 승점 1점을 확보했다.


경기를 이기긴 했지만 다소 부끄러운 승리였다. 경기 전 강성형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의 기세를 경계했다. 강 감독은 "우리 팀이 잘해야 한다. 빌미를 제공하면 안 된다. 페퍼저축은행은 분위기를 치고 올라오면 무섭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더욱 경각심을 심어줬다"고 했다.

강성형 감독의 말대로였다. 1세트는 현대건설이 따냈지만 2세트에선 달랐다. 끈질긴 수비를 선보이며 현대건설을 당황하게 했다. 강성형 감독은 황연주와 정지윤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23-23에서 연거푸 실점하며 무너졌다. 더욱 뼈아픈 것은 쏟아진 범실이었다.

1세트에서 이미 9개의 범실을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2세트에서 1개 더 많은 10개의 범실을 범했다. 10점을 내준 것과 다름 없다. 스스로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에서 단 4개의 범실밖에 하지 않으면서 반격에 나설 수 있었다.


3세트는 더욱 굴욕적이었다. 현대건설은 초반부터 서브 범실을 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공격은 계속해서 블로킹에 걸리고 말았다. 공격성공률은 35.1%까지 떨어졌다. 결국 7개의 범실과 낮은 공격성공률 속에 11-21까지 벌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막판 3연속 득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4세트에서 다시 리듬을 찾은 현대건설은 5세트에서도 피말리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경기 후 강성형 감독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 경기였다. 야스민이 부진했던 것은 부상 영향은 아닌 것 같다. 다음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듯 싶다. 분명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그래도 현대건설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위기 관리 능력 때문이었다. 맏언니들의 활약이 있었다. 양효진(32)과 황연주(35)가 없었다면 무너질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양효진은 팀 내 최다 23득점을 올리며 여자부 역대 두 번째 4500득점 대기록을 달성했다. 1호는 팀 동료 황연주였다. 그리고 황연주는 2세트 공격성공률 100% 5득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이날 황연주의 득점은 16득점. 5세트 중 4세트 출전에 2세트는 교체임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강성형 감독도 이들을 칭찬했다. 강 감독은 "컵대회부터 지금까지 가장 힘든 경기였다. 역시 관록이 있는 양효진, 황연주, 황민경 등에서 좋았다. 후배들도 이런 선배들과 함께 한다는 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젊음이 무섭긴 하다. 이런 것들을 베테랑들이 이겨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효진과 황연주는 "1라운드 전승이지만 찝찝하긴 했다"고 웃은 뒤 "선수들 각자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코트 안에서 들어왔을 때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팀이 강해진 것 같다. 1라운드 전승했다고 마음 놓을 수 없다. 6라운드 때까지 이어져서 주위에서 '잘한다' 하면 '감사합니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더 잘해야 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