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지리산' CG 효과만 보지 말고 본질을 보자!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1.11.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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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누군가 악평을 쏟아 부을 때, 그것만큼 힘 빠지는 일은 또 없을 것이다. 물론 쉬엄쉬엄, 대충 그까이꺼(?), 하는 마음으로 했다면 그런 비평을 받아도 마땅하겠지만, 분명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악평을 받으면 말이다. 방송 제작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혼신의 힘을 다해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악평을 듣는 것만큼 속상한 일을 없으니까. tvN 드라마 '지리산'의 제작진들 역시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지리산'은 시작 전부터 여러모로 화제였다. 우선 전지현, 주지훈이란 걸쭉한 두 배우가 주인공이라는 점. 그리고 '킹덤', '시그널', '유령', '싸인' 등 추리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집필과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를 연출한 이응복 PD의 연출로 최고의 드라마 군단이 함께하니 일단 보지 않아도 보고 싶다, 란 마음이 드는 드라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한 '지리산'. 그러나 첫 회부터 혹평이 이어졌다. 혹평을 이룬 대부분의 의견들은 모두 CG에 관한 부분이었다. 왜 CG에 대한 부분을 짚고 넘어갔는지 알기 위해 '지리산'이 어떤 드라마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지리산'은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인 서이강(전지현 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 분)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레인저란 집중호우, 폭설, 산사태, 태풍 등 악천후 속에서도 산을 누비며 조난자들을 구하고, 헬기가 뜨지 못하는 날은 다섯 시간이 넘는 거리를 조난자를 업고 뛰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드라마 제목처럼 배경은 '지리산', 그러니 한 회 기준으로 따질 때 거의 90% 정도 산이 배경이다. 그것도 동네 아담한 뒷산이 아니라 험준한 지리산. 그러다보니 촬영하기에 험난한 배경은 CG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지리산 CG가 티나는 부분들이 보여지면서 첫 회부터 혹평이 이어진 것이다.

물론 CG 중요하다. 영화나 드라마 한류로 이미 세계를 휩쓸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CG가 어설프다는 것? 그래, 당연히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오직 CG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드라마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이다.


드라마의 본질은 작가가 전하고 싶은 '스토리'다. 드라마 '지리산'의 스토리는 산을 지키는 험준한 산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자기 목숨 걸고 살리는 레인저들의 이야기다. 특히 미스터리 추리물의 대가인 김은희 작가답게 설정도 독특하고, 다음 사건이 궁금하도록 풀어내는 방식 또한 탁월하다. 불의의 사고로 코마에 빠져 귀신으로 떠도는 남자와 타고난 레인저였지만 휠체어에 올라 더 이상 산에 오르지 못하는 여자가 서로 돕는다는 설정과 이들이 누군가 산에서 사람을 헤치는 일을 막아내고, 그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으며 매 회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긴장감과 궁금증을 한껏 안겨주는 스토리에 몰입하다 보면 간간히 등장하는 지리산 CG는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얘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어설픈 CG 때문에 드라마에 몰입이 안 된다고 말이다. 물론 그것도 맞다. 이해한다. 그렇다면 CG에 혹평인 분들께 조심스럽게 부탁드린다. 우선 제작진들 역시 완벽하게 CG 작업을 하지 못해 아쉬울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이해의 말씀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 CG에 대한 비평을 하느라 혹여 드라마 전체를 보고자 하는 마음을 닫으셨다면, 열린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보시기를 말이다. 분명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곧 빠지게 될 것이다.

'지라산', 앞으로 벌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으로 빠져들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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