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볼 좀 나오면 어때" 여자농구 '돌풍' 초보감독의 지론 [★인천]

인천=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11.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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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단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감독. /사진=WKBL
여자 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을 이끄는 구나단(39) 감독대행은 그야말로 '초보' 감독이다. 코치 역할을 맡다 지난 7월 정상일(54) 감독이 건강 문제로 사퇴하면서 갑작스레 대행 역할을 맡았다.

캐나다 교포인 그는 대학 때까지만 선수로 뛰었을 뿐 국내에서는 선수로 뛴 경력이 없고, 한때 영어 강사로도 활동했던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새 시즌을 앞두고 '구 대행 체제'의 신한은행 구단을 향해 '물음표'가 따랐던 것 역시 뚜렷한 지도자 경력이 없다는 불안요소와 맞물려 있었다.


4승2패, 중간순위 2위. 선두 KB 스타즈 뒤를 뒤쫓고 있는 신한은행의 순위는 그래서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 KB를 상대로만 2패를 당했을 뿐 나머지 4개 팀을 상대로는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그야말로 초보 감독의 '돌풍'이다.

단순히 운이 아니라 구 대행 스스로 자신만의 지론을 가지고 팀을 이끌고 있는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 크다.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KB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신한은행 가드 강계리는 3쿼터에만 두 차례 에어볼에 그쳤다. 사실상 오픈 찬스에서 던진 3점슛이 잇따라 림에 닿지 않았다. 그러나 구 대행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강계리에게 계속 시도할 것을 강조했다. 에어볼이 나오더라도 그 다음에 또 과감하게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야 선수가 가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 대행은 "게임할 때는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볼을 2개를 쐈지만, 그렇다고 다음에 포기하고 볼을 돌리면 안 된다"면서 "볼을 돌리기보다 에어볼을 쏘더라도 과감하게 쏘라고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강계리가 첫 번째 에어볼이 나온 뒤 고개를 푹 숙이며 아쉬워하고도,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과감하게 3점슛을 시도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농구가 기존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구 대행은 "선수들의 기량에는 한계가 있지만, 포텐셜(잠재력)을 터뜨려주고 싶다"면서 "그러려면 코트 안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시스템 자체가 누가 공을 잡던 자기가 판단하고, 자기가 해야 되는 부분들이 확실히 있다"고 힘줘 말했다. 구 대행이 신한은행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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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타임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는 구나단 감독.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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