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꾸짖은 '9회 황당 주루포기' 10년차 베테랑의 '오판'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11.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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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세혁 14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9회초 1사에서 KT 황재균이 뜬공 타구를 놓쳤지만 1루로 향하지 않고 아웃되며 아쉬워하고 있다.
가을 DNA를 뽐내며 2021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하던 두산이 두산 답지 않은 플레이로 자멸했다. 특히 프로 10년차 박세혁이 9회 본헤드 플레이를 펼치며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4로 졌다. 이로써 73.7%의 우승 확률을 빼앗겼다.


선발 투수 곽빈이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잘 막아줬지만 야수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경기 초중반에는 내야 실책이 연거푸 나왔다. 그것도 다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실점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먼저 4회 3루수 허경민, 7회 유격수 김재호의 포구 실책이 나왔는데 이는 각각 선취점과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나왔다. 1-4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 1사에서 박세혁이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상대로 내야 뜬공을 쳤다. 3루수 황재균이 따라가다가 공을 놓치고 말았다. 라이트에 공이 들어갔다는 제스처였다. 문제는 박세혁의 다음 행동이었다. 살짝 뛰다가 당연히 아웃이 되는 줄 알고 몸을 벤치 쪽으로 돌린 뒤 들어가려고 한 것이다. 오판이었다. 황재균의 뒤쪽으로 떨어진 공을 유격수 심우준이 재빠르게 잡아 1루로 송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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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황재균이 박세혁의 타구를 놓치는 순간.
만약 박세혁이 타구를 보고 있다가 전력 질주로 뛰었다면, 충분히 세이프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뛰지 않은 박세혁으로서는 1루로 송구되는 과정을 지켜봐야만 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박세혁을 김태형 감독은 빤히 쳐다봤다. 선글라스 속에서는 아마도 레이저 빔이 나오지 않았을까.


아직 9회 3점 차. 세이브 상황이었다. 공겨롭게도 박세혁이 아웃된 이후 두산은 허경민의 안타와 도루, 강승호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만약 박세혁까지 살았다면 1점 차까지 추격할 수 있었다. 박세혁의 본헤드 플레이가 더욱 아쉬운 이유다.

프로 10년 차 박세혁은 올해로 다섯 번째 포스트시즌을 경험 중이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 워커 로켓의 부상 이탈에도 안방마님으로서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왔다. 와일드카드에서는 타율 0.571,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500,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400을 각각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보여줬다. 특히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상대 마무리 오승환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박세혁은 이날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머물렀다. 포수로도, 타자로서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의 플레이에 대해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박)세혁이는 당연히 잡을 것이라 했지만, 야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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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1루까지 뛰지 않으며 아웃된 박세혁(왼쪽)과 김태형 감독.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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