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올라오지나 말지..." 3연패 두산, 팬들이 보고 있다 [KS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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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말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두산 선수들.
"정말 잘한 건 맞는데, 이렇게 될 거라면 안 올라오는게 나을 뻔 했다."

두산 베어스가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하며 한국시리즈에 왔다. '미라클'이라 했다.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현실은 정반대다. 3전 3패. 팬들도 허탈하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1승이 절실하다.


두산은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3의 패배를 당했다.

선발 아리엘 미란다가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에서도 역투를 펼쳤다. 5이닝 1실점. 박경수에게 맞은 솔로포가 '통한' 그 자체였으나 미란다는 제몫을 다했다. 이어 올라온 이영하-홍건희가 2실점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반대라 타선은 이날도 터지지 않았다. 산발 5안타로 단 1점. 시리즈 내내 타선이 침묵하고 있다. 1차전 2점-2차전 1점-3차전 1점이다. 김태형 감독이 "쳐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선수들이 전혀 따르지 못한다.


그렇게 3연패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한 팀이 4연승으로 뒤집은 사례는 없었다. KT가 확률 100%를 품었다. 이제 두산은 0%에 도전해야 한다. '벼랑 끝'이라는 말로도 부족해 보인다.

가장 힘든 쪽은 역시나 두산 선수단이다. 와일드카드전 2경기를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르고 올라왔다. 기세가 등등했다. 선발이 부족했지만, 불펜이 버텨냈다. 타선도 활활 타올랐다. 투타 조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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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한국시리즈 들어 급전직하했다. 한껏 기세가 오른 상태로 올라왔는데 KT가 너무 강하다. KT 선발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있고, 불펜 또한 단단했다. 여기에 KT의 수비는 '철벽' 그 자체였다. 타격 사이클이 강제로 하락세로 전환된 모양새다.

덩달아 속이 상한 이들은 팬들이다. 정규시즌에서 8위까지 처졌던 팀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누가 와도 이길 것 같은 기세로 올라왔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한국시리즈에 오니 좌절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팬들은 입은 모은다. "정규리그 4위를 한 것만으로도 잘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것 자체로 만족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또 그렇지 않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도 있다. 욕심은 끝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혹시'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속절 없이 3연패다. 역대 9번째로 '무승 4패' 탈락팀이 될 처지다. 이렇게 되니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난다.

고척 현장에서 만난 한 두산 팬은 "솔직히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나"라면서도 "그 동안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좋다. 잘했다. 그런데 이렇게 지니까, 차라리 진출에 실패하는 쪽이 나을 뻔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또 다른 두산 팬은 "진 것은 어쩔 수 없다. 지금 KT가 너무 잘한다. 대신 제발 한 판만 이겼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두산은 18일 4차전에 나선다. 시리즈 자체가 끝날 수도 있는 경기다. 이어가려면 이겨야 한다. 과연 두산이 팬들의 간절한 바람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팬들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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