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실패? 이미 '미라클'은 완성됐다... 두산이여 고개를 들라 [KS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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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시리즈에서 KT에 패한 후 관중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를 극복하지 못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승승장구하며 올라왔기에 결과가 아쉽다. 그러나 두산은 이미 '승자'다. 다시 나오기 힘든 역사를 썼다.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당당히 고개를 들어야 한다.

두산은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전에서 4-8로 졌다. 1~2회 5점을 내준 것이 치명타가 됐다. 타선이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가장 많은 점수를 내기는 했으나 그래도 3점이 전부였다. 투타 모두 밀렸다.


1차전에서 2-4로 졌고, 2차전은 1-6 패배였다. 3차전까지 1-3으로 내줬다. 그리고 이날 4차전까지 패배. 4전 4패로 한국시리즈를 마쳤다. 준우승이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기에 일정 자체가 험난했다. 와일드카드전 2경기-준플레이오프 3경기-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왔다. 이것 만으로도 '기적'이라 했다. '미라클 두산'의 위용을 뽐냈다. 무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KBO 40년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허무하게 패하기는 했다. 체력이 고갈된 두산이 푹 쉬고 나온 KT와 대등한 승부를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특히나 타선 침묵이 뼈아팠다. 플레이오프까지 활활 타올랐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사이 사흘의 휴식이 독이 됐다. 사이클이 완전히 하락세로 접어들고 말았다.


마운드도 좋지 못했다. 곽빈-최원준-아리엘 미란다가 KT 선발진에 밀렸고, 필승조 이영하-홍건희도 좋지 않기는 매한가지. 지친 상태에서 마지막 힘을 쥐어짰지만, 끝내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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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그렇게 두산의 가을야구가 끝났다. 누구도 두산의 2021시즌을 '실패'라 할 수 없다. 정규시즌 한 때 8위까지 떨어졌던 팀이다. '올해는 힘들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9월 이후 무섭게 치고 올라왔고,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와일드카드전에서 키움을 제압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잡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에 뒤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과는 2승 무패였다. 확실한 두산의 가을은 달랐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에는 실패했다. 우승이 아니어도 두산은 할 것을 다했다. 한국시리즈 완패로 속이 상한 팬들도 물론 있겠으나 대다수의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작년에도 '올해 한국시리즈가 마지막인 것 같다'고 하더니 올해 또 왔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잘했다.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선수들에게 호평을 남겼다.

허경민도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야구가 계속되는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은 우리 두산 외에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패자가 됐다. 그러나 그냥 패자가 아니다. 두산은 2021시즌 '승자'라 해도 틀리지 않다. 힘든 와중에서도 최상의 시즌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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