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하나만..." MVP 박경수, '친구'를 잊지 않았다 [KS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1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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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KT 박경수(왼쪽)와 삼성 라이온즈 우규민. /사진=뉴스1,삼성
"(우)규민이가 한국시리즈 전에 해준 말이 있어요."

KT 위즈 박경수(37)가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우승 반지를 품었다. 시리즈 MVP까지 등극했다. 기쁨을 만끽했다. 그래도 잊지 않은 사람이 있다. '친구' 우규민(36)이다.


KT는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8-4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 무패 '셧아웃' 우승 달성이다.

시리즈 MVP는 박경수의 차지였다. 박경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90표 가운데 67표를 얻어 MVP가 됐다. 3차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하면서 4차전은 뛰지도 못했던 박경수다. 그래도 3차전까지 보여준 활약을 바탕으로 최고의 선수가 됐다. 특히 3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폭발시켰고,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일궈냈다.

여기에 2003년 데뷔 후 19시즌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선수라는 '스토리'도 있었다. 박경수도 "내가 잘해서 받은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주면 약간 스토리가 되니까 그런 것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후 감사함을 표했다. 상대는 한화다. 박경수는 "한화 이글스 정민철 단장님과 최원호 감독님, 선수단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수원까지 원정을 와서 2경기를 해줬다. 우리가 감각이 아예 없었다. 너무 고맙더라.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 박경수가 조심스럽게 "마지막으로 하나만"이라며 말을 꺼냈다. "규민이가 한국시리즈 들어갈 때 꼭 말해달라고 한 것이 있다"며 "한국시리즈가 KS다. 내 이니셜과 같다. 'KS는 너의 시리즈다'고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규민이도 내가 아니라 자신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울 수도 있었다고 말했더라. 나더러 한국시리즈 가서 잘하면 꼭 자기 이야기 좀 해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박경수와 우규민은 프로 입단 동기다. 박경수가 1984년생이고, 우규민은 빠른 1985년생이다. 2003년 박경수가 1차 지명으로, 우규민이 2차 3라운드로 LG에 지명됐다. 2014년까지 LG에서 함께 뛰었다.

2014시즌 후 박경수가 FA 자격을 얻어 KT와 계약했고, 우규민은 2016시즌 후 FA가 되어 삼성으로 이적했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둘은 여전히 친구다. 가장 기쁜 순간, 가장 마지막에 빼놓지 않고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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