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막 써달라던데..." 포항 신진호, 2022년 '전 경기' 도전 [★현장]

서귀포(제주)=김동영 기자 / 입력 : 2022.01.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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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포항 스틸러스 신진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신)진호가 자기 막 써달라고 문자 보냈어요."

포항 스틸러스가 2022시즌을 앞두고 제주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다. '캡틴'은 신진호(34)가 맡는다. 김기동(51) 감독의 선택이었다. 특히 2021시즌 신진호가 보여준 '헌신'이 김기동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신진호가 꼭 주장을 맡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기동 감독은 12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신진호와 정재희(28)가 함께 자리했다. 여러 질문이 쏟아졌고, 주장 선임 이야기도 있었다. 김기동 감독은 "아직 보도자료 배포 안 했나"며 웃은 후 "신진호가 포항의 정신을 가장 잘 아는 선수가 필요했다. 신진호가 맞다고 판단해 주장으로 선임했다. 부주장은 심상민이다"고 설명했다.

신진호는 포항 유스 출신이다. 포철공고 시절 브라질 유학도 다녀왔고, 이후 영남대를 거쳐 2011년 포항에 입단했다. 해외 임대를 몇 차례 다녀온 후 2016~2018년은 FC서울에서 활약했고, 2019~2020년은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에는 울산에서 주장을 맡았고, ACL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돌고 돌아 2021년 친정 포항에 돌아왔다. 리그 36경기에 출전해 2골 7어시스트를 만들었다. 포항이 9위로 떨어지며 힘든 시기를 보내기는 했으나 신진호는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켰다. 리그와 FA컵, ACL 등을 포함해 1년간 무려 46경기를 소화했다. 무시무시한 체력이었다.


'혹사' 이야기가 나올 법도 했지만, 포항의 팀 스쿼드를 봤을 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또한 신진호의 의지가 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기동 감독이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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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동 감독은 "작년 시즌 도중 (신)진호로부터 메시지가 하나 왔다. '나를 막 써달라. 몸이 부서져도 괜찮다'고 하더라. 그 순간 감독을 진하게 받았다. '정말 팀을 생각하는 선수가나' 싶더라. 전적으로 신진호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우리가 50경기를 했는데 진호가 46경기에 나섰다. 시즌 도중에는 무릎이 뻑뻑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 피로가 쌓인 상황이었다. 미안했다. 어려울 때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내 "올해도 사정없이 한 번 사용해 보겠다"며 웃었다.

신진호는 "감독님이 현역 때 44경기 시즌이었는데 전부 뛰셨더라. 나도 작년에는 경고 누적 등으로 빠진 것을 빼면 거의 다 뛰었다. 올해는 내 힘이 닿는 한, 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풀 타임(전 경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그만큼 신진호가 다재다능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는 선수이나 공수를 넘나드는 풍부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어느 누가와 조합을 이뤄도 경기력이 된다. 감독 입장에서는 쓰임새가 다양한 선수다.

신진호는 "감독님께서 나를 여러 포지션에 두셨다. 공격할 때는 신나게 뛰었고, 수비할 때도 흥미를 많이 느꼈다. 포지션에 대해 특별히 구애를 받는 것은 없다. 올해도 왔다갔다 하며 뛸 것 같다. 작년보다는 더 준비를 잘해서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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