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이종범 선배같은 1번 타자요?" 억대 반열 아기 짐승의 진심 [★제주]

제주=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2.1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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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훈이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SSG 랜더스


SSG 외야수 최지훈(25)은 올 시즌 팀의 키플레이어다. 김원형(50) 감독이 직접 꼽았다. 톱타자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한다. 이종범(52·LG 2군 감독) 같은 1번 타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너무 큰 산"이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잘 다듬어서 1번타자 다운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지훈은 지난해 성공적인 프로 2년차를 보냈다. 13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2, 121안타 5홈런 45타점 출루율 0.342 등을 기록하며 데뷔 첫 해보다 한 단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안타는 하나 더 쳤고, 홈런은 4개 늘었다. 장타율도 0.326에서 0.362로 상승했다.


타격보다 더 빛났던 건 수비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수비에서 큰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중견수로 106경기(99선발) 670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래서 최고의 중견수 중 한 명인 '짐승' 김강민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그래서 팬들은 최지훈에게 '아기 짐승'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좌익수로는 74경기(9선발) 244⅓이닝, 우익수로 34경기(10선발) 139⅓이닝을 소화했다.

그의 수비력은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최지훈은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에서 0.849(스탯티즈 기준)로 외야수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외야 수비로 최고라고 평가 받는 박해민(32·LG), 정수빈(32·두산)을 제친 것이다. 보살은 8개로 최원준(25·KIA), 구자욱(29·삼성)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견임을 증명한 셈이다. 그 결과 따뜻한 겨울을 맞이했다. 연봉이 7000만원 올라 1억 5000만원을 받게 됐다.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18일 캠프에서 만난 최지훈은 "2년차 시즌은 더 어려웠다. 데뷔 첫 해에는 뭣 모르고 했다면 지난해에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져서 욕심이 생겼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 아쉬움이 컸다"고 되돌아본 뒤 "그래서 올해는 최대한 무엇을 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지훈 본인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김강민만큼은 그의 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자신의 후계자임을 확고히했다. 김강민은 "최지훈은 조금만 다듬는다면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수비만큼은 박해민, 정수빈과 함께 톱3 안에 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지훈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박해민 선배는 펜스플레이를 잘한다. 펜스 타구를 잡은 적도 있다. 정수빈 선배는 슬라이딩 캐치에 일가견이 있으시다"며 자신은 부족하다고 했다.

김원형 감독은 최지훈을 올 시즌 키플레이어를 꼽았다. 추신수(40)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최)지훈이에게 달렸다고 봐야 한다. 지훈이가 올라와줘야 팀도 올라간다"고 짚었다.

이를 들은 최지훈은 "나는 계속 발전해야 하는 선수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1번 타자라는 자리가 (공격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다. 무게감이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훨씬 더 1번타자 다운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번 타자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이종범이다. 최지훈의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공수에서 맹활약한 '이종범 같은 1번 타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어휴, 너무 큰 산이시다"며 크게 숨을 쉰 뒤 "좋은 1번 타자는 명확하게 기준을 정할순 없겠지만 팀의 공격 활로를 뚫고 투수들을 괴롭히는 타자라고 생각한다. 내 뒤엔 잘치는 선배들이 많다. 내가 출루해서 선배들이 편하게 치게끔 도와드리는 역할인 거 같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덜 다듬어진 야생마'라고 표현한 최지훈은 "플레이가 워낙 와일드하고 슬라이딩도 많이 하고 많이 뛴다. 잘 다듬어지면 KBO에서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라면서 "올해는 나와 그만 싸우고 상대편과 한 경기 한 경기 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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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최지훈./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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