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이 날 ML 슈퍼스타라고? "몰라, 누군지 찾아보지도 않아" 19세 패기

대전=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3.01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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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민규.
사령탑이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에 빗대어 영광스러운 별명까지 지어줬다. 하지만 정작 별명을 얻은 선수는 그 슈퍼스타가 누군지도 몰랐으며, 심지어 누군지 찾아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패기를 보여준 주인공은 프로 2년차를 맞이한 1차 지명 출신의 정민규(19). 올 시즌 그를 향한 한화 팬들의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1차 지명의 잠재력이 드디어 터지는 것일까. 광일초(부산서구리틀)-경남중-부산고를 졸업한 정민규는 지난해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은 1억 5000만원. 183cm, 95kg의 건장한 신체 조건을 자랑하는 그는 향후 이글스 군단을 이끌어 갈 미래들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정민규가 최근 KIA와 연습경기 2연전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팀에서 상징적으로도 볼 수 있는 4번 타자로 2경기 연속 선발 출장, 1차전에서는 좌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이어 2차전에서는 1회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KIA 선발 한승혁을 상대로 뽑아낸 안타였는데, 결과적으로 2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하며 무실점 쾌투했던 한승혁의 유일한 피안타였다.

정민규는 전날(2월 28일)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광주에 가기 전부터 감이 좋았다. 스스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많아서 더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사실 야구를 하면서 4번 타자는 많이 해보지 않았다. 그래도 막상 4번에 있으니까 기분은 좋더라"며 웃었다.

사령탑도 정민규의 활약에 대해 깊은 만족감을 표했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훌륭하다. 실력도 좋아졌다. 하체가 튼튼하고 타석에서 배트를 다룰 줄 아는 선수"라면서 그를 4번 타자로 기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에게 '민규 카브레라(정민규+미겔 카브레라)'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 별명에 버금가는 장래성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라 할 수 있다. 포수와 유격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내야에 경쟁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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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카브레라. /AFPBBNews=뉴스1
미겔 카브레라(39·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수베로 감독과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은 카브레라는 200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MVP 2회, 타격 트리플크라운 1회, 실버 슬러거 7회, 올스타 11회, 월드시리즈 우승 1회 등의 엄청난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19시즌 통산 타율 0.310(9625타수 2987안타) 502홈런 1804타점 OPS 0.919를 기록 중이다. 13개의 안타만 더 치면 대망의 개인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정민규는 정작 카브레라를 전혀 모른다고. 그도 그럴 것이 둘의 나이 차는 20살. 세대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사령탑의 칭찬에 대해 정민규는 "제가 편하게 뛸 포지션을 찾는 게 아니라, 비어있는 곳으로 가면서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감독님께서 어떻게든 저를 써 주시려고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책임감도 생긴다.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민규 카브레라'라는 별명에 대해 "저는 (카브레라가) 어떻게 야구한 지 모른다. 감독님께서 팀에 처음 합류한 날(2월 25일)이었다.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를 향해 저를 두고 카브레라라고 하더라"면서 "메이저리그 선수니까 좋은 것 같다. 근데 누군지는 찾아보지 않았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끝으로 "올 시즌 수치상 목표는 없다. 계속 1군에서 뛰면서 지난해보다 더 나은 한 해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힌 그는 "다른 팀 1차 지명에 비해 못한 것 같아 답답하고 저한테 화가 많이 났다. 올 시즌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더욱 열심히 하려고 한다. 준비를 잘했으니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팬들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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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한화 정민규.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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