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인정할 수밖에... 처음이 아닌 클롭의 'SON 사랑'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5.0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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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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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토트넘전 직후 그라운드 위에서 만난 위르겐 클롭 감독과 손흥민. /사진=SPOTV 중계화면 캡처
위르겐 클롭(55·독일) 리버풀 감독과 손흥민(30·토트넘)이 그라운드 위에서 '또다시'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클롭 감독에겐 손흥민이 여러모로 미운 존재일 수밖에 없지만, 지난해 12월 맞대결에 이어 이번에도 경기가 끝난 뒤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과 클롭 감독은 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가 끝난 뒤 그라운드 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둘의 만남은 중계 카메라가 따라다닐 만큼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는데, 특히 적장과 상대팀 에이스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웠다.


사실 클롭 감독에게 손흥민은 그야말로 '천적'이다. 도르트문트 감독 시절부터 당시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에게 유독 자주 골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클롭 감독이 리버풀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도 상황은 같았다. 손흥민은 최근 리버풀전 4경기 중 3경기에서 골을 넣었는데, 모두 클롭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역시 다르지 않았다. 리버풀 입장에선 맨체스터 시티와의 우승 경쟁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을 홈경기. 그러나 후반 11분 손흥민이 어김없이 클롭 감독에게 일격을 가했다. 라이언 세세뇽이 내준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2경기 연속 골이자 EPL 20번째 금자탑을 쌓는 순간이었다.

클롭 감독도 천적 손흥민에게 또 실점을 허용한 직후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했다. 그나마 리버풀은 후반 29분 루이스 디아스의 동점골로 패배를 면했지만, 승점 3점이 절실한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허용한 선제 실점은 리버풀과 클롭 감독에겐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클롭 감독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손흥민에게 먼저 다가갔다. 손흥민과 손을 맞잡은 뒤 포옹하고, 그의 머리와 뒷목을 쓰다듬었다. 손흥민도 그런 클롭 감독에게 푹 기댄 채 걸었다. 서로 다른 팀의 감독과 선수 사이에선 쉽게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클롭 감독 입장에선 미울 수밖에 없는 존재이긴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실력을 인정하는 공격수이기에 가능한 장면이기도 했다.

사실 손흥민과 클롭 감독의 그라운드 위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토트넘 홈에서 열린 경기 직후에도 클롭 감독과 손흥민이 만나 농담을 주고받다 '폭소'까지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손흥민은 골을 터뜨리며 클롭 감독에게 일격을 가했는데, 경기가 끝난 뒤엔 서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친목을 다졌다. 당시 리버풀 매체 엠파이어오브더콥은 "둘 모두 거대한 전투를 치르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감정을 내려두고 환하게 웃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조명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손흥민은 EPL 20호골을 터뜨리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리그 20골 고지에 올랐다. 페널티킥 득점 없이 리그 20골을 기록한 건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 이후 손흥민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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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0일 토트넘과 리버풀전 직후 경기장 위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는 손흥민(왼쪽)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사진=엠파이어오브더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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