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사진=한화 이글스 |
이로써 문동주는 임준형(LG), 윌머 폰트(SSG), 고영표(KT), 박세웅, 글렌 스파크맨, 찰리 반즈(이상 롯데), 알버트 수아레즈(삼성)에 이어 8번째로 이정후를 삼진 처리한 투수가 됐다. 그런데 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홍원기(49) 키움 감독은 이 장면을 두고 "그래야 이슈가 된다"며 오히려 문동주에게 칭찬성 발언을 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일단 홍 감독과 취재진의 인터뷰가 있기 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문동주는 앞으로 불펜에서 준비하지 않는다. 다음 주부터 마운드에서 곧장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발언 당시 선수에게도 알리지 않은, 그야말로 깜짝 발표였다. 수베로 감독의 표정은 마치 한국 야구팬들을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한 산타처럼 밝았다.
이 소식에 반가움을 드러낸 것은 홍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홍 감독은 "문동주가 상대 팀 선수이긴 하지만, 이런 선수들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는 의미"라고 반겼다.
이어 "문동주뿐 아니라 우리 팀에도 안우진, 장재영, 김준형 등 파이어볼러들이 많은데 이런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관중분들도 더 오시고 또 관심을 가져주신다. 그래서 상대 팀일지라도 문동주처럼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은 한국 야구 발전을 응원하는 내 입장에서는 기대된다"고 미소 지었다.
키움 이정후가 지난달 27일 헛스윙 후 아쉬워하고 있다./사진=OSEN |
이정후의 삼진에 크게 개의치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홍 감독은 이미 "힘든 여건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 "감독이 하는 것은 없다.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는 덕분"이라는 등 몇 번이고 키움 선수단에 신뢰를 보여줬다. 그런 만큼 삼진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좀 더 큰 그림을 봤다. 홍 감독은 "이런 일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부각되면 관중분들도 더 오시고 관심도 쏠린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문동주의 선발 데뷔전에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이유가 있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최고 시속 157㎞, 평균 시속 152㎞의 빠른 직구를 지녔다. 미국, 일본과 달리 안우진 외에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의 맥이 끊기다시피 했던 한국 야구에 최고 시속 160㎞가 기대되는 문동주의 등장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정확한 데뷔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다 이닝과 투구 수도 이미 정해져있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는 일단 3이닝만 던진다. 우리가 생각하는 빌드업 과정이 있기 때문에 투구 수에 맞춰 등판 이닝을 조절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