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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공백 2달→준비 못한 유망주 '흔들'... 이젠 정말 결단해야

MVP 공백 2달→준비 못한 유망주 '흔들'... 이젠 정말 결단해야

발행 :

양정웅 기자
최승용(가운데). /사진=두산 베어스
최승용(가운데). /사진=두산 베어스

지난해 MVP를 차지한 부동의 에이스가 올 시즌에는 좀처럼 1군에서 얼굴 보기가 힘들다. 이로 인해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 투수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리엘 미란다(33)는 두산의 보배에서 1년 만에 두산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지난해 한국 무대를 밟은 그는 28경기에서 173⅔이닝을 소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특히 탈삼진을 225개나 기록, 지난 1984년 최동원(당시 롯데)이 기록한 223개를 넘어서는 KBO 단일시즌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런 활약 속에 미란다는 시즌 MVP와 최동원상,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런 활약 속에 미란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총액 190만 달러(약 24억 50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입국이 늦어졌고, 캠프 시작 후 3주 넘게 지난 2월 말에야 선수단에 합류했다. 자연히 준비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범경기부터 어깨 불편함을 호소한 미란다는 결국 개막 후 2주가 지난 4월 17일에야 첫선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시속 146.4km였던 속구 평균 구속이 140.9km에 머물렀고, 결국 2번째 등판 이후 왼쪽 어깨 근육 뒷부분(대원근) 미세 손상이 발견되며 4월 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아리엘 미란다. /사진=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사진=두산 베어스

2달 가까이 휴식을 취했던 미란다는 지난 18일에야 첫 실전에 나섰다. 이날 퓨처스리그 경산 삼성전에 등판한 그는 3이닝 1안타 4볼넷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의 평균 시속은 141km,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나왔다. 여전히 지난해 좋을 때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에 사령탑도 답답함을 표시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본인은 계속 안 아프다고 하는데, '유희관 스피드'가 나온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변화가 없으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컨디션에 따라 교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에이스가 이탈하면서 두산의 투수진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고졸 2년 차의 어린 유망주인 최승용(21)이 지닌 부담은 막중하다.


최승용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국보' 선동열(59)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극찬을 받을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다. 깔끔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40km 후반의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그러나 시즌 준비를 구원투수로 시작했던 최승용은 미란다의 이탈로 인해 갑작스럽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4월 23일 미란다의 뒤를 이어 3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거둔 그는 6일 뒤 데뷔 첫 선발로 등판, 5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첫 3번의 선발 등판에서 최승용은 15이닝 동안 단 2점만을 내주며 선발승까지 챙겼다. 그러나 5월 19일 잠실 SSG전에서 3⅓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후 그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발 경기에서 2실점 이하 투구는 없었고,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최근 등판인 17일 잠실 KT전에서는 2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선발 돌기에는 힘에 부친다. 선발 준비도 안 시켰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간투수로 나오면서 구속을 계속 올리면서 변화구를 던지게 해놓고 선발 준비를 시키려고 했다"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는데 힘에 부칠 거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결국 미란다가 빠지면서 준비 없이 이뤄진 보직 변경에 유망주 투수만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최승용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6.05까지 상승했다.


아리엘 미란다. /사진=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사진=두산 베어스

MVP로부터 시작된 선발진의 혼란 속에 두산은 20일 기준 30승 34패 1무(승률 0.469)를 기록, 7위에 머물고 있다. 5위 KT와 승차(1.5경기)보다 8위 롯데(0.5경기)와 격차가 더 적을 지경이다. 이미 사실상 시즌 시작부터 외국인 투수 하나가 없이 지내온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미란다는 2군에서 컨디션을 체크한 뒤 1군 무대에서 마지막 기회를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두산으로서는 빠른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는 80경기 가까이 남았고, 그때까지 마냥 어린 선수를 사지에 몰아넣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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